[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아르네 슬롯 감독이 리버풀 팬들의 민심을 완전히 잃은 듯하다.
지난 9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2025-202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36라운드를 치른 리버풀이 첼시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결과로 리버풀은 승점 59점째를 쌓으며 5위 이상 성적을 유력시했지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 티켓 획득을 완전히 확정하진 못했다.
이날 경기는 분명 리버풀의 홈에서 열렸다. 그러나 경기장을 가득 메운 리버풀 팬들은 자신들 팀과 상대 팀을 가리지 않고 거센 야유를 보냈다. 리버풀에까지 보낸 야유의 이유는 경기력 부진과 슬롯 감독을 향한 성난 민심에 있었다. 이날도 리버풀은 만족스러운 경기력을 보이지 못했다. 내용에서도 슬롯 감독은 마땅한 전술책을 내놓지 못했고 침묵한 선수 대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활약하던 유망주 빼는 교체술로 팬들의 비난 세례를 맞았다.
리버풀은 전반 6분 왼쪽 측면에서 첼시 선수 두 명을 끌어당긴 리오 은구모하는 템포를 늦추며 타이밍을 엿봤다. 돌파할 듯하다 순간 중앙으로 패스를 연결했고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부드럽게 돌아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그러나 리드는 얼마 가지 못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전반 35분 엔조 페르난데스가 수비진 뒷공간으로 낮고 빠른 킥을 연결하고자 했다. 엔조의 의도대로 킥은 문전 공간에 떨어졌는데 생각보다 회전이 걸리지 않았고 그대로 뭉툭하게 휘어 리버풀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이후에도 첼시는 마르크 쿠쿠레야의 컷백으로 발생한 혼전에서 콜 파머가 골망을 흔들었는데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아쉬움을 삼켰다.
홈에서 첼시 기세에 눌린 리버풀은 공격 전개 상황에서도 전진 패스를 좀처럼 찌르지 못하는 답답한 내용을 일관했다. 결국 리버풀이 속공을 포기하고 공을 후방으로 돌릴 때마다 홈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팬들의 야유는 후반 21분 평범한 교체 상황에서 더욱 거세졌다. 슬롯 감독은 전반전 선제골을 어시스트한 2008년생 유망주 은구모하를 빼고 알렉산데르 이사크를 넣었다. 야유의 이유는 은구모하도, 이사크도 아니었다. 이날 공격진 중 한 명인 코디 학포는 경기 내내 침묵하며 최악의 활약을 펼쳤는데 슬롯 감독의 교체 선택이 학포가 아닌 멀쩡히 경기를 소화하던 은구모하를 빼면서 팬들의 불만 섞인 야유가 쏟아졌다.
경기 종료 후 슬롯 감독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도움까지 기록한 선수를 교체했으니, 팬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저도 교체를 원하지 않았다. 은구모하는 좋은 선수지만, 아직 몸 상태가 5~60% 수준일 때 경기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팬들은 다른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라며 은구모하 교체 이유를 밝혔다.
계속해서 부정적인 민심에 대해 “팬들의 신뢰를 다시 되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만 올 시즌 안에는 아닐 수도 있다”라며 “팬들에게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팬들이 더 긍정적이고 행복해할 수 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선수단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다. 하지만 점유율과 기회 창출은 다른 문제다. 지난주 후반전도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봤겠지만, 오픈플레이에서는 단 한 번의 찬스도 만들지 못했다. 다만 두 골을 넣었기 때문에 분위기가 달라졌다. 단순한 점유율 축구를 원하는 게 아니다. 찬스를 만들고 골을 넣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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