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락 특별기획] 러시아서 존재감 키우는 K-푸드… 식품업계 새 성장축 될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뉴스락 특별기획] 러시아서 존재감 키우는 K-푸드… 식품업계 새 성장축 될까

뉴스락 2026-05-10 08:51:20 신고

3줄요약

[뉴스락] 러시아 시장이 국내 식품업계의 새로운 전략적 승부처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와 함께 일부 글로벌 브랜드의 철수 움직임이 이어졌지만, 우리 기업들은 현지 생산라인 확대와 신규 법인 설립 등에 나서며 오히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업계가 러시아 시장에 주목하는 배경에는 약 1억 4000만 명 규모의 내수 시장과 한류 열풍을 탄 K-푸드 선호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

러시아를 교두보 삼아 CIS(독립국가연합)와 유라시아 시장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금융·물류 리스크와 환율 변동성 등은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뉴스락>은 러시아 시장을 둘러싼 국내 식품업계의 진출 양상과 현지 전략을 짚어본다.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AI 생성 이미지. [뉴스락]

 내수시장·한류·유통망 개편... 러시아 시장의 매력

지정학적 리스크와 전쟁 장기화 등 불안정한 환경에도 국내 식품기업들이 러시아 시장 공략을 지속하는 배경에는 현지 소비 기반, K-푸드 선호도, 그리고 온·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다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2021~2025년(11월 누계) 러시아 식품 소매시장 규모 변동 추이. 출처=농식품수출정보(KATI)  
2021~2025년(11월 누계) 러시아 식품 소매시장 규모 변동 추이. 출처=농식품수출정보(KATI) [뉴스락 편집]

대외 변수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식품 소매시장은 최근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 

러시아 연방 통계청(Rosstat)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러시아 전체 식품 소매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2.5% 증가한 약 26조6121억 루블(한화 약 521조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러시아 소매 구조에서 식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체의 절반 가량인 47~49% 수준을 유지했다.

한류 확산에 따른 K-푸드 선호도 호재로 작용한다.

지난 2024년 현지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즈부크(Zvuk)와 온라인 소매업체 사모캍(Samokat)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러시아 대도시 성인 응답자 가운데 약 35%가 한국 문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한국 문화 가운데 가장 인기 있는 분야로 K-푸드가 47%를 차지하며 K-팝(36%)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농식품수출정보(이하 KATI)는 “최근 러시아에서는 한국 문화, 즉 한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특히 K-FOOD에 대한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며 “향후 러시아에서 K-FOOD의 성장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유통채널 확대 역시 국내 식품기업들의 러시아 진출을 촉진하는 요인이다.

러시아 식품 유통시장은 기존 오프라인 중심 구조에서 온라인이 병행되는 형태로 재편되고 있다.

KATI가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오존(OZON), 와일드베리스(Wildberries) 등 현지 대형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식품 구매가 늘면서 라면, 소스류, 김, 즉석밥, 과자류 등 K-푸드 제품의 소비자 접점도 넓어지는 흐름이다.

오프라인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대형 유통망과 중형 매장에 한국 식품 전용 진열대가 마련되고, 라면카페와 같은 체험형 매장까지 등장하면서 한국 식품의 유통 경로는 보다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도시락부터 초코파이까지... 러시아에 뿌리내린 K-푸드

러시아 시장에는 이미 존재감을 키운 국내 식품기업들이 있다. 이들은 단순 수출을 넘어 현지 법인과 생산 기반을 구축하며 시장에 안착한 상황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도시락’을 앞세운 hy의 팔도가 꼽힌다.

팔도의 ‘도시락’은 지난 1991년 러시아 수출을 시작한 이후 현지에서 대표 컵라면 브랜드로 자리 매김했다.

당시 부산항을 오가던 러시아 보따리상들을 통해 블라디보스토크 등지로 알려진 뒤, 기차 이동이 잦은 소비자들에게 간편한 한 끼 식사로 인식되며 입소문을 탄 것으로 전해진다.

러시아 현지 마트 매대에 진열된 팔도 도시락. 팔도 제공 [뉴스락]
러시아 현지 마트 매대에 진열된 팔도 도시락. 팔도 제공 [뉴스락]

이후 팔도는 러시아 소비자 입맛에 맞춰 닭고기·소고기·버섯·새우·야채 등 다양한 맛을 선보이며 현지화를 이어왔다.

도시락은 지난 2024년 러시아 시장조사기관 OMI가 발표한 ‘러시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브랜드’ 순위에서 인스턴트 식품 부문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실적 흐름도 이를 뒷받침한다. 팔도의 러시아 핵심 법인인 도시락 루스와 도시락 코야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약 6328억원으로, 2024년 약 4904억원 대비 29%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두 법인의 당기손익 합계도 약 1071억원(+5.1%)을 기록했다.

현지 법인망도 넓히고 있다. 팔도는 기존에 도시락 루스와 도시락 코야, 도시락탐보프, 도시락니즈니, 도시락리잔 등 러시아 내 5개 법인을 운영해왔다.

지난 2월에는 약 5억3900만루블(약 106억원)을 투입해 신규 법인 ‘도시락씨지’를 추가 설립하며 현지 법인 수를 6개로 늘렸다.

팔도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현지 소비자들에게 더 효율적으로 다가가기 위해 법인을 추가 설립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텐더' 매장에 진열된 오리온 참붕어빵. 오리온 제공 [뉴스락]
러시아 '텐더' 매장에 진열된 오리온 참붕어빵. 오리온 제공 [뉴스락]

오리온 역시 러시아 시장에서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오리온은 2003년 러시아 법인을 설립한 뒤 2021년 현지 누적 매출 1조원을 넘어섰다. 최근에는 초코파이를 중심으로 한 파이류에 더해 젤리와 비스킷 등으로 제품군을 넓히며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오리온 러시아 법인은 지난해 수박 초코파이, 후레쉬파이, 젤리 등 다제품 체제 확대와 대형 유통채널 전용 제품 공급을 바탕으로 매출 339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47.2% 증가한 수치이며, 해당 법인은 설립 이후 최초로 연매출 3000억을 돌파했다. 영업이익 역시 원재료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에도 465억원으로 26% 늘었다.

주목할 점은 수요가 생산능력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오리온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 법인은 트베리와 노보시비르스크 공장에서 총 9개 브랜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초코파이 5개 생산라인의 가동률은 140%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된다.

회사는 이에 따라 지난 1월 총 2400억원을 투자해 트베리 신공장동 건설에 착수했다. 오는 2027년 증설이 완료되면 연간 생산량은 기존 약 3000억원 규모에서 7500억원 수준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러시아는 지난 6년간 판매물량이 매해 두 자릿수 성장하며 중국, 베트남과 함께 글로벌 사업의 핵심 축으로 자리잡았다”며 “고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도록 다제품군 체제를 강화하고, 빠르게 늘어나는 현지 수요에 맞춰 생산력 확대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판매 중인 초코파이 제품 사진. 롯데웰푸드 제공 [뉴스락]
러시아에서 판매 중인 초코파이 제품 사진. 롯데웰푸드 제공 [뉴스락]

롯데웰푸드도 러시아에서 초코파이와 캔디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2007년 러시아 판매법인을 세우고, 2008년 생산법인을 설립한 뒤 2012년 법인을 통합했다. 이후 2021년에는 초코파이 3번째 생산라인을 증설하며 현지 생산능력을 키웠다.

외형 성장세도 뚜렷하다. 롯데웰푸드 러시아 법인 매출은 2023년 777억원에서 2024년 848억원, 2025년 1102억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약 30% 증가한 수준이다.

회사는 초코파이를 필두로 K-웨이브를 활용한 빼빼로 브랜드 육성, 캔디류 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러시아와 카자흐스탄을 중심으로 롯데 브랜드 확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뉴스락>과의 통화에서 “러시아 법인은 초코파이 브랜드 채널 입점 확대를 통해 성장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빼빼로, 제로 캔디, 제로 비스킷 등 세컨브랜드 추가 육성에도 박차를 가해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심·빙그레도 가세... 러시아 공략 채비

러시아 시장을 향한 국내 식품기업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농심은 러시아 신규 법인 설립을 예고했고, 빙그레는 현지 박람회 참여로 파트너십 구축에 나섰다.

농심 해외법인 지도 그래픽. 농심 제공 [뉴스락]
농심 해외법인 지도 그래픽. 농심 제공 [뉴스락]

농심은 올 6월 모스크바에 현지 판매법인 ‘농심 러시아(Nongshim Rus LLC)’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3월 네덜란드에 유럽 법인을 세운 데 이어 러시아 법인을 추가로 설립하며 유럽과 CIS(독립국가연합)를 잇는 유라시아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농심이 주목하는 지점은 러시아 라면 시장의 성장성이다. 회사는 현지 라면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신라면 등 한국 라면을 앞세워 프리미엄 수요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특히 모스크바를 거점으로 러시아 서부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이후 중부와 극동 권역으로 영업망을 넓힐 계획이다.

유통망 확대도 핵심이다. 농심은 러시아 대형 유통 체인인 X5, 마그니트(Magnit) 등에 입점을 확대하고, 오존(Ozon)·와일드베리즈(Wildberries) 등 현지 이커머스 채널에 공식 브랜드관을 구축할 방침이다.

광활한 국토 특성상 오프라인 유통망만으로는 소비자 접점 확대에 한계가 있는 만큼, 온라인 채널을 병행해 시장 침투율을 높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제품 공급은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부산 녹산 수출전용공장이 맡을 예정이다.

농심은 신라면을 비롯해 너구리, 김치라면 등 기존 인기 제품과 신라면 툼바, 신라면 김치볶음면 등 신제품을 현지에 공급하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예정이다. 향후 러시아 법인은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CIS 주요국으로 영업망을 확장하는 허브 역할도 맡게 된다.

농심 관계자는 “러시아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요충지이자, 라면 소비량이 급증하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러시아 법인을 통해 러시아는 물론 CIS까지 농심의 영토를 확장해 오는 2030년까지 법인 매출 3000만 달러를 달성하겠다”라고 말했다.

라면과 제과 중심으로 형성됐던 러시아 내 K-푸드 시장의 카테고리도 점차 다변화되는 추세다.

이에 빙그레는 빙과와 가공유를 앞세워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6 PRODEXPO' 빙그레 부스 전경. 빙그레 제공 [뉴스락]
지난 2월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6 PRODEXPO' 빙그레 부스 전경. 빙그레 제공 [뉴스락]

빙그레는 지난 2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26 PRODEXPO(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메로나, 붕어싸만코, 뽕따 등 주요 제품을 알리고 현지 비즈니스 파트너십 강화에 나섰다.

회사는 현재 러시아 극동 지역을 시작으로 냉동 제품 판매를 확대 중이다. 현지 대형 유통 체인 마그니트의 삼베리(Samberi)를 비롯해 X5그룹의 피초로치카(Pyaterochka), 레미(Remi) 등에 입점해 주요 빙과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향후에는 메로나를 중심으로 러시아 내 입점 유통 채널을 넓히고, 바나나맛우유 신규 수출도 추진할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이번‘PRODEXPO’참가를 계기로 러시아 소비자들에게 빙그레 주요 제품들을 알리며 러시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국내 식품기업들의 러시아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지만, 시장을 낙관적으로만 바라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시장은 전쟁 장기화와 국제 제재, 환율 변동성, 물류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현지 생산라인 확대와 법인 설립이 곧바로 안정적인 성장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이유다.

내수시장 규모와 K-푸드 선호도, 유통채널 확대는 분명한 기회 요인이지만, 지정학적 변수에 따른 비용 부담과 공급망 불확실성을 얼마나 관리하느냐가 향후 관건이 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러시아는 리스크가 분명한 시장이지만, 식품 소비 기반과 K-푸드 수요를 감안하면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현지 유통망과 생산 기반을 갖춘 기업일수록 변동성에 대응할 여지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Copyright ⓒ 뉴스락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