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에 따르면 중동전쟁 여파로 치솟은 항공유 가격이 국내 항공업계를 강타하면서 저비용항공사(LCC)들이 대대적인 비용 절감에 나섰다.
10일 업계가 밝힌 바에 따르면, LCC 전반에서 줄인 운항 편수가 왕복 기준 약 900편에 이른다. 일부 항공사는 아직 6월 스케줄을 확정짓지 않아 감축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선두인 제주항공의 경우 5월과 6월 두 달 동안 국제선 총 운항의 4%인 왕복 187편을 운항 중단했다. 인천에서 출발하는 푸꾸옥·다낭·방콕·싱가포르 노선이 8일부터 주 7회에서 주 3~4회로 축소됐으며, 하노이 노선도 12일부터 주 4회로 줄어든다. 비엔티안 노선은 지난달 29일부터 두 달간 운항이 완전히 멈췄다. 이에 따라 객실 승무원 대상 무급휴직도 불가피하게 시행됐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진에어는 이달까지 왕복 176편을 감축했다. 지난달 괌 등 8개 노선에서 45편, 이달 푸꾸옥 등 14개 노선에서 131편이 각각 줄었다. 에어부산 역시 왕복 212편을 감편했으며 매월 축소 폭이 확대되는 추세다. 다음 달에는 부산발 다낭·방콕·비엔티안·괌·세부와 인천발 치앙마이·홍콩까지 8개 노선이 추가 조정된다.
이스타항공은 중거리 노선 중심으로 왕복 150편을, 에어서울은 베트남과 괌 노선에서 51편을 각각 축소한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부터 오는 8월까지 총 73편 감편을 확정 지었고, 티웨이항공도 35편을 줄인 뒤 추가 축소를 검토 중이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중거리 이상 구간은 유류할증료 부담 증가로 여행객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며 동남아 노선 집중 감축 배경을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은 현지 급유가 필수인데 유가 상승으로 추가 비용이 급증했다"고 덧붙였다. 반면 일본 노선은 유류할증료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어 꾸준한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
대형 항공사 중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프놈펜·이스탄불 등 6개 노선에서 7월까지 왕복 27편을 감축했다. 대한항공은 아직 운항 축소에 나서지 않았으나 비상경영 체제 아래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항공유 가격 상승세는 가파르다. 5월 유류할증료 산정 기준인 3월 16일~4월 15일 싱가포르 항공유 평균가는 갤런당 511.21센트(배럴당 214.71달러)로 집계됐다. 전쟁 발발 전인 1~2월 평균가 204.40센트(배럴당 85.85달러)와 비교하면 150% 이상 뛴 수치다.
유가 변동은 항공사 실적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대한항공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연간 유류 소모량이 3050만 배럴에 달해,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3050만 달러의 비용 증가가 발생한다.
이에 티웨이항공을 필두로 아시아나항공·대한항공·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이 연이어 비상경영을 선언한 상태다. 티웨이항공·제주항공·에어로케이는 무급휴직을 도입했고, 진에어는 직원 안전격려금 지급을 미뤘다.
올해 1분기 성적은 양호했다. 대한항공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고, 제주항공은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권업계는 중동전쟁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고유가·고환율과 여행 수요 감소가 맞물려 적자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재무 기반이 취약한 LCC는 대형사보다 충격이 크다. 티웨이항공은 2년 연속 적자 누적으로 자금난에 시달리며 지난해 말 부채비율이 3400%를 넘어섰다. 에어프레미아는 자본잠식률이 132%에 달해 완전자본잠식 상태이며, 이를 해소하지 못하면 항공운송사업 면허 취소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해외 사정도 녹록지 않다. 미국 스피릿항공은 최근 경영난 심화로 창립 34년 만에 전격 폐업을 결정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