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전쟁 가능한 나라로 가는 것 아니냐”…일본 헌법기념일 도쿄서 대규모 반전 시위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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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쟁 가능한 나라로 가는 것 아니냐”…일본 헌법기념일 도쿄서 대규모 반전 시위 확산

포인트경제 2026-05-09 17:22: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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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법기념일 맞아 도쿄 곳곳 집회…“전쟁 가능한 일본 반대” 확산
다카이치 정권 개헌 드라이브 본격화…자위대 헌법 명시·긴급조항 논란
군사력 강화 속 커지는 시민사회 우려…동북아 안보 지형 변화 주목

[포인트경제] 일본 헌법기념일인 지난 5월 3일, 도쿄를 비롯한 일본 각지에서 일본 정부의 개헌 추진과 군사력 강화 정책에 반대하는 대규모 반전 시위가 열렸다. 시민단체와 노동조합, 대학생, 변호사 단체 등은 “전후 평화헌법을 지켜야 한다”며 거리로 나섰고,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 早苗) 정권이 추진 중인 헌법 개정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강하게 드러냈다.

일본 언론과 해외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이날 도쿄 유라쿠초와 국회의사당 주변에서는 수천 명 규모의 집회가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전쟁 반대”, “헌법 9조를 지켜라”, “군비 증강 중단”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행진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최근 일본 정부의 안보 정책 변화가 “전후 일본의 방향 자체를 바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헌법기념일인 지난 5월 3일 도쿄 도심에서 시민들이 개헌 반대와 평화헌법 수호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BBC News 보도 화면 캡쳐(포인트경제) 일본 헌법기념일인 지난 5월 3일 도쿄 도심에서 시민들이 개헌 반대와 평화헌법 수호를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BBC News 보도 화면 캡쳐(포인트경제)

이번 시위는 일본 정부가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 수준까지 확대하고 장거리 미사일 보유와 반격 능력 확보를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열렸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최근 자민당 행사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다음 단계의 개헌 논의를 구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개헌 추진 일정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일본 정치권에서는 내년까지 자민당 중심의 개헌안 정비를 추진한 뒤 국회 발의와 국민투표 절차로 이어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자민당 내에서는 헌법 9조에 자위대를 헌법에 명시하는 방안과 긴급사태조항 신설 등이 주요 개헌 항목으로 논의되고 있다.

헌법 9조는 일본이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점령기였던 1947년 시행된 일본 헌법의 핵심 조항으로 평가받아 왔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군사력 확대와 북한 미사일 문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일본 내 보수 진영에서는 “현실 안보에 맞게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해지고 있다.

반면 시민사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일본의 시민단체들은 이번 개헌 논의가 단순한 법 개정이 아니라 “일본을 전쟁 가능한 국가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시위 현장에서는 고령층뿐 아니라 대학생과 청년층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일부 참가자들은 “전쟁 경험 세대가 사라지는 가운데 평화헌법의 의미 자체가 약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시민들이 “전쟁 반대”와 “헌법 9조 수호”를 외치며 도쿄 시내에서 반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BBC News 보도 화면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 시민들이 “전쟁 반대”와 “헌법 9조 수호”를 외치며 도쿄 시내에서 반전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BBC News 보도 화면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 내 반전 움직임은 최근 들어 다시 확대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대만 유사시 대응 능력을 언급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시민사회 내부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오키나와에서는 미군 기지 문제와 자위대 배치 확대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일본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일본 정부가 추진하는 개헌 논의는 단순한 국내 정치 이슈를 넘어 동북아 안보 환경 변화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군사 역할 확대는 미국 중심 안보 체제 강화와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대만해협 문제나 한미일 안보 협력 확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본 정부는 “전수방위 원칙은 유지된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억지력 강화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개헌 역시 “현실 안보 상황에 맞춘 조정”이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일본 헌법기념일 집회 현장. 주최 측은 약 5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마이니치신문 보도 화면 캡쳐(포인트경제) 일본 헌법기념일 집회 현장. 주최 측은 약 5만 명이 참가했다고 밝혔다/마이니치신문 보도 화면 캡쳐(포인트경제)

하지만 전후 80년 가까이 유지돼 온 평화헌법 체제가 변화의 갈림길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일본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올해 헌법기념일 시위는 일본 사회 내부에서 안보와 평화, 역사 인식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주최 측 발표에 따르면 이날 도쿄 아리아케 방재공원에서 열린 반전·개헌 반대 집회에는 약 5만 명이 참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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