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이후 수십 년을 버텨온 배우가 처음으로 시상식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승목이 '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구찌'에서 방송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하며, 배우 류승룡과 포옹하고 있다. / 유튜브 '백상예술대상'
유승목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개최된 '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구찌'에서 방송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그는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이하 '김부장')의 백정태 상무 역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유승목은 드라마 대사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낙수야 이게 웬일이니"라는 첫 마디는 극 중 자신이 맡은 백상무의 직장 후배, 즉 류승룡이 연기한 주인공 김낙수를 향한 것이었다. 예상치 못한 기쁨을 특유의 방식으로 표현한 순간에 현장이 웃음과 박수로 가득 찼다.
유승목의 수상은 남다른 무게를 지녔다. 무대에 선 그는 "모든 시상식을 통틀어 후보에 오른 게 이번이 처음"이라며 "이렇게 귀한 상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1969년생으로 올해 58세인 그가 후보에 오른 것도 처음인데, 수상까지 해내는 그림은 현장에 감동을 선사했다.
유승목이 '제62회 백상예술대상 with 구찌'에서 방송 부문 남자 조연상을 수상했다. / 유튜브 '백상예술대상'
이어 유승목은 캐릭터에 담으려 했던 진심을 직접 풀어냈다. 그는 "'백상무'를 단순한 빌런이 아닌, 김 부장과 25년 동안 동고동락하며 쌓아온 우정과 끈끈한 관계, 아끼지만 현실 속에서 어쩔 수 없이 내쳐야 하는 인간적인 모습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조현탁 감독을 비롯한 제작진과 스태프, 배우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이 상 받았다고 건방 안 떨 테니까 계속 불러주십시오"라는 말로 웃음을 터트렸다.
그러면서 연기할 수 있도록 묵묵히 곁을 지켜준 아내 은희 씨에게 건넨 "이 상은 당신 거야!"라는 한마디는 현장에 짧은 여운을 남겼다.
이번 남자 조연상 경쟁은 만만치 않았다. 김건우(넷플릭스 '은중과 상연'), 유재명(JTBC '러브 미'), 장승조(넷플릭스 '당신이 죽였다'), 진선규(넷플릭스 '애마')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같은 후보군에 이름을 올렸다. 그 가운데 유승목은 생애 첫 후보 지명에서 곧바로 수상으로 이어가는 이례적인 결과를 만들어냈다.
유승목은 연극 무대를 기반으로 연기 경력을 쌓은 뒤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존재감을 키운 배우이다.
그는 2000년대 초반부터 영화 ‘살인의 추억’, ‘그놈 목소리’, ‘해무’, ‘터널’, ‘헤어질 결심’ 등에서 현실감 있는 조연 연기로 얼굴을 알렸다. 그간 특유의 생활형 연기와 묵직한 분위기로 형사·공무원·회사 간부 같은 인물을 설득력 있게 소화해왔다.
드라마에서는 ‘비밀의 숲’, ‘보좌관’, ‘D.P.’, ‘수리남’, ‘무빙’ 등 장르물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하며 신스틸러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에서 ACT 영업본부 백정태 상무 역을 맡아, 현실 직장인의 처세와 인간적인 고뇌를 입체적으로 표현하며 호평을 받았다.
배우 유승목이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뉴스1
유승목이 연기한 드라마 '김부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가장 주목받은 작품 중 하나였다. 함께 출연한 류승룡이 방송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극 중 두 사람의 관계가 무대 위에서도 겹쳐 보이는 장면이 연출됐다.
류승룡은 "낙수라는 이름처럼 떨어지는 물이 끝인 줄 알았는데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고 결국 바다로 돌아가더라"며 극 중 인물과 자신을 겹친 수상 소감을 전했다.
1965년 시작한 백상예술대상은 올해 62회를 맞았다. 특히 올해는 방송·영화·연극 부문에 이어 올해 처음으로 뮤지컬 부문이 신설됐다. 시상식은 치지직, JTBC·JTBC2·JTBC4를 통해 동시 생중계됐으며 신동엽·수지·박보검이 여덟 번째 호흡을 맞추는 MC로 나섰다.
한편 유승목은 현재 ENA 월화드라마 '허수아비'에서 차무진 역으로 연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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