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1965년 발생한 '춘곡호 납북사건'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44단독 정승화 판사는 납북 귀환 어부인 A씨의 유가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국가가 원고들에게 1천900만여원과 지연이자를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 일부승소로 판결했다.
A씨는 1965년 11월 13일 어업을 마치고 강원 고성군 거진항으로 귀항하다 북한 함정이 발사한 기관포에 맞아 침몰한 어선 춘곡호 선원이었다.
그를 비롯한 선원 5명은 북한군에 나포돼 억류됐다가 이듬해 5월 2일 대한민국으로 귀환했다.
A씨는 귀환 즉시 군경에 영장 없이 체포·구금돼 수사받고 그해 8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A씨와 가족은 군경으로부터 적지 않은 기간 감시와 사찰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18년 1월 10일 사망했다.
2024년 4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국가는 춘곡호 납북 귀환 어부를 영장 없이 불법 구금한 점, 선원들이 석방된 이후에도 장기간 사찰로 당사자와 가족에 대한 인권을 침해한 점 등에 사과하고 실질적인 피해회복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고 진실규명 결정을 내렸다.
이에 A씨 유가족은 작년 7월 "국가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군경이 영장에 의하지 않고 A씨를 체포한 뒤 18일간의 불법 구금 상태에서 강제 조사했고, 이로써 A씨의 인간으로서 존엄과 신체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 등 헌법상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했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또 "A씨에 대한 불기소 처분이 이뤄진 후에도 정당한 이유 없이 감시·사찰 행위를 해 일반적 행동자유권, 행복추구권 등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했다"며 "이런 불법행위로 A씨와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임이 명백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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