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독료가 가르는 학업 성취도, '디지털 계급'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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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구독료가 가르는 학업 성취도, '디지털 계급' 논란 확산

나남뉴스 2026-05-09 05:51:4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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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업과 취업 준비에서 인공지능 활용 여부가 생존을 좌우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구독료 부담 능력에 따른 새로운 격차 논쟁이 뜨겁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마케팅 분야 취업을 앞둔 대학생 김모(26) 씨는 지난 8일 "무료 서비스로는 포트폴리오와 과제 수행에 한계가 분명했다"며 유료 전환을 심각하게 저울질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 수십만원대 프리미엄 구독을 통해 방대한 논문과 보고서를 한 번에 처리하는 학생과, 용량 제한 탓에 자료를 쪼개 입력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학생 사이의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대 사회학과 이재열 교수는 고성능 AI 접근성 차이가 경쟁력 불균형을 심화시켜 사회적 불평등의 새로운 양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생산성 격차 체감한 대학생들, 유료 구독 행렬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이 지난해 9월 실시한 조사에서 생성형 AI 경험자 중 76.4%가 학업·업무 활용 의향을 드러냈고, 과제나 프로젝트 자료 탐색에 이미 AI를 동원한 비율은 91.7%에 달했다. 챗GPT 구독료는 플러스 모델 월 20달러(약 2만9천원)에서 프로 모델 월 200달러(약 29만원)까지 폭넓게 책정돼 있으며, 구글 제미나이 역시 국내 기준 1만1천원부터 36만원까지 다양하다. 환율 변동과 세금을 더하면 실질 지출은 더욱 늘어난다.

컴퓨터공학과 재학생 정모(26) 씨는 현재 월 200달러짜리 최상위 플랜을 이용 중이다. 주변 동료 대부분이 챗GPT를 활용하는 환경에서 속도와 완성도 모두 뒤처질 수 없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처음에는 2만9천원 플랜을 썼지만 과제량이 늘면서 상위 플랜으로 갈아탔고, 비용 대비 생산성 향상을 실감해 구독을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생명과학과 이모(25) 씨도 지난 3월부터 월 2만9천원 유료 모델을 쓰기 시작했다. 영어 논문 번역은 무료 버전으로도 가능했지만 전체 맥락 파악, 실험군·대조군 정리, 분석 방법과 결과 한계 요약에는 역부족이었다는 게 이유다. 다만 비용 부담 때문에 과제가 몰리는 학기에만 구독하고 방학에는 해지할지 고민한다고 털어놨다.

반면 무료 모델만 고수하는 경영학과 2학년 조모(23) 씨는 답답함을 호소했다. 기업 해외 진출 전략 발표를 준비하며 기사, 증권사 리포트, IR 자료, 통계를 전부 분석해야 했는데 용량 제한 탓에 자료를 조금씩 나눠 입력할 수밖에 없었다. 유료 이용자라면 30분이면 끝낼 작업을 며칠씩 붙들고 있어야 했다고 토로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료 계정 공유가 자연스럽게 퍼지고 있다. 친구 단위는 물론 특정 강의 수강생끼리 구독을 나눠 쓰자는 제안이 공개적으로 오가기도 한다. AI 최적화 스타트업 스퀴즈비츠의 정연준 머신러닝 엔지니어는 "최신 유료 모델은 긴 문맥 처리뿐 아니라 추론 정확도, 복잡한 지시 이행, 코드·문서 분석 등 핵심 성능에서 무료 버전을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 중고등학생까지 번진 AI 격차, 입시 판도 흔든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 중·고생 5천778명 가운데 67.9%가 생성형 AI 사용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수원의 한 고등학교 2학년 이모(18) 군은 무료 모델로 수행평가 주제 추천은 받을 수 있었지만 진부한 결과가 많았다고 말했다. 유료 모델을 쓰는 친구가 안내문과 전공 희망을 함께 입력해 30분 만에 A4 다섯 장짜리 보고서를 완성했다는 얘기를 듣고 부러웠다고 덧붙였다.

서울의 고등학교 2학년 심모(18) 양도 "시간이 부족한 고등학생에게 유료 모델은 수행평가와 생활기록부 준비 시간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며 부러움을 내비쳤다. 학생부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에 반영되는 탐구 활동, 보고서, 발표 준비 과정에서 AI 활용 수준이 결과를 가르는 셈이다. 동아리 모집 지원서조차 AI를 쓰지 않으면 경쟁이 어려워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3월 딸을 서울 강남 소재 고등학교에 입학시킨 이모 씨는 "1순위 동아리 가입에 떨어졌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AI로 지원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2순위 지원 때 유료 버전을 활용하자 수준 높은 지원서가 나왔고 결국 합격했다는 게 이씨의 설명이다. 그는 "AI를 잘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하는 시대"라고 강조했다.

입시 시장에서는 이런 수요를 겨냥한 전문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연간 39만9천500원에 제공되는 한 생기부·탐구 프로그램은 학생이 심화·확장하고 싶은 활동을 선택하면 연계 탐구 주제를 추천하고, AI 모델로 심층 보고서까지 작성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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