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을 감싸는 공기의 흐름이 심상치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5월 6일 국무회의를 통해 금융기관의 공공성 결여를 정조준한 지 불과 이틀 만에, 국세청의 ‘칼날’이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은행을 정면으로 겨누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는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대한민국 금융권의 관행적 운영 방식에 대한 고강도 사정 정국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읽힌다.
■ 調査4局 등판, '정기' 아닌 '징벌' 성격
이번 조사가 유독 매서운 이유는 투입된 부서의 정체성 때문이다.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이른바 '재계의 저승사자'라 불린다.
4~5년마다 돌아오는 정기 세무조사가 아닌, 탈세나 비리 혐의가 포착되었을 때 투입되는 특별조사 전담 부서다.
하나금융은 이미 지난 2022년에 정기 조사를 받은 바 있다. 불과 4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대규모 조사 인력이 본사에 들이닥쳤다는 것은, 당국이 단순한 장부 확인 이상의 '구체적인 위법 정황'을 포착했음을 시사한다.
■'성과 없는 고액 연봉'과 '불투명한 고문료'
국세청이 들여다보는 핵심 지점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된다.
우선 뚜렷한 경영 성과 없이 경영진에게 지급된 고액 연봉, 그리고 퇴직자들에게 명확한 기준 없이 지급된 거액의 고문료가 '탈세' 혹은 '부당 비용 처리'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이는 금융권의 '그들만의 리그'식 돈 잔치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음으로 예대마진의 회계투명성이다.금리 상승기 국민의 고통을 담보로 거둔 막대한 예대마진 수익이 정당하게 회계 처리되었는지, 이 과정에서 세금을 누락한 부분은 없는지도 정밀 분석 대상이다.
■ 긴장하는 하나금융지주
금융권이 가장 긴장하는 대목은 이번 조사의 끝이 어디냐는 점이다. 단순한 법인 조사를 넘어 함영주 회장 등 최고 경영진의 의혹까지 파헤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경영 판단 과정에서 발생한 부적절한 거래나 비정상적 자금 흐름이 드러날 경우, 하나금융은 창사 이래 최대의 리더십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
■금융의 '공공성'은 선택이 아닌 의무
이재명 대통령은 "돈 버는 것만이 금융기관의 존립 목적이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일갈했다. 이번 하나금융에 대한 전격 세무조사는 그 발언이 단순한 수사가 아니었음을 증명한다.
국세청의 이번 행보가 금융권 전반의 불공정 관행을 뿌리 뽑는 '정의의 칼'이 될지, 아니면 길들이기를 위한 '압박의 칼'이 될지는 조사 결과가 말해줄 것이다.
분명한 것은, 이제 금융기관들은 수익성만큼이나 '공공성'과 '회계적 결백함'을 증명해야 하는 냉혹한 시험대에 올랐다는 점이다.
김창권 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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