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채상병 순직' 임성근, 1심서 징역3년…재판장 "이런 사람 처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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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채상병 순직' 임성근, 1심서 징역3년…재판장 "이런 사람 처음 본다"

폴리뉴스 2026-05-08 20:22:30 신고

임성근 전 사단장 [사진=연합뉴스]
임성근 전 사단장 [사진=연합뉴스]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순직 사건 상급자에 대한 첫 법적 판단이자 순직해병 특검팀의 본류 사건 중 처음 나온 결론이다.

이날 재판부는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급자들의 무리한 지시에 있고, 그런 지시를 한 지휘관들에게 중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재판장은 "이런 사람은 처음본다"며 이례적으로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1심 법원, 업무상과실치사 인정…"무리하고 잘못된 지시가 사망 원인"

재판부 "유족에 '책임전가' 문자 보내…어떻게 가해자가 그러나" 질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8일 업무상과실치사상·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낮은 형이다.

수해 현장을 총괄한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채상병이 속했던 포7대대 본부중대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에게 실형이 선고된 만큼 그의 보석 청구는 기각했다. 불구속기소된 박 전 여단장,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은 도주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수중수색하도록 하는 등 안전 주의 의무를 저버린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임 전 사단장이 '수변으로 내려가 찔러보는 방식' 등 구체적인 수색 방법을 지시했고, '가슴 장화'를 확보하라고 하는 등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된 각종 지시를 내렸다는 공소사실도 맞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지시로 인해 위험이 증대됐고, 수중 수색 사실을 알면서도 적절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해 수색을 금지하거나 안전·예방용 장비를 지급하지 않는 등 업무상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고인이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 언급만 했어도 해병들이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비를 갖췄다면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조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발생 결과 간 인과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짚었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 지도, 수색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의 경우 수중·수변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수색 지시를 하달하는 등 안전 의무를 저버린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밝히며 "피고인들은 위험 지역 수색 성과를 얻는 과정에서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대원들의 생명 위험을 등한시했다"고 질책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사고로 20세 피해자 채 해병은 입대 4개월만에 소중한 목숨 잃었고, 부모는 30대 후반 시험관으로 힘겹게 얻은 아들을 떠나보냈다"며 "나머지 피해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할 정도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동안 군 작전 수행 과정에서 장병이 목숨을 잃었으나 대대장 등 말단 지휘부에 책임을 물리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이 사건은 다르다. 상급 지휘관이 책무를 소홀히 한 '부작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위험을 인지한 상황에서 이를 가중하는 지시를 한 '작위'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대원들이 위험한 입수를 감행한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무리하고 잘못된 지시"라며 "그런 개입을 하지 않고 작전을 맡겨만 놨더라도 당시 수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사고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질타했다.

재판부는 또 "사고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며 "자녀를 잃은 피해를 추스르고 있는 피해자 부모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것은 이 전 대대장'이라는 장문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재판부는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가"라며 "오랜 기간 재판하면서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임 전 사단장을 꾸짖었다.

채상병 모친 "형량 실망…누가 군대 보내겠나"

이날 1심 법원이 임 전 사단당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자 유가족이 "형량이 너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채상병의 어머니는 선고공판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목숨보다 소중한 아들을 지휘관의 잘못된 판단과 지시로 허망하게 보낸 유족의 원통함을 조금이라도 위로받을 수 있게 (재판부가) 법의 엄중함을 보여줄 줄 알았다"면서 "아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가볍다면 어느 누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겠나"라고 비통해했다.

이어 "과실 책임과 혐의를 인정하지 않은 지휘관들을 두고 볼 수 없다"며 "끝까지 이들의 처벌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시민단체 군인권센터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휘관들은 여전히 책임을 회피하며 반성 없는 태도로 재판에 임했다"며 "오늘 판결이 끝이 아님을 분명히 말한다"고 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도 "채해병이 순직한 지 3년이 다 돼가는 시점에서야 책임을 가리는 판결이 나왔다"며 "고인과 유족의 회복할 수 없는 피해, 국민적 분노, 해병대의 명예 실추와 국방 신뢰 훼손을 생각하면 결코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채상병을 순직에 이르게 한, 수사외압을 가한 윤석열과 그 잔당에 대해 끝까지 법적, 역사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채해병의 억울한 죽음에 관련된 진실이 이제서야 조금 밝혀진 것 같다"며 "아직도 밝혀져야 할 진실은 더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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