즉위 1주년을 맞은 레오 14세 교황이 18일 이탈리아 폼페이와 나폴리를 순방했다. 폼페이 로사리오 성모 성지에서는 장애인들과 만남을 갖고 자선시설을 둘러봤으며, 나폴리 대성당과 플레비시토 광장에서 연설이 예정돼 있다.
지난 1년간 교황은 교회 쇄신에 박차를 가해왔다. 부동산 거래 의혹으로 논란이 됐던 교황청 모금위원회가 해산됐고,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 시절 단 한 차례만 소집됐던 추기경 회의가 정례화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러한 조치는 합의 기반의 교회 운영을 지향하는 교황의 의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에 대해 강경한 반전 메시지를 던지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전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바티칸을 방문해 교황을 알현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된 분위기다. 다만 미국-이란 간 종전 협상 경과에 따라 충돌이 재연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
향후 교황의 행보에서 가장 주목받는 영역은 인공지능이다. 수 주 내 첫 회칙이 공개될 예정인데, AI가 야기하는 평화와 정의 문제가 핵심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회칙은 전 세계 가톨릭 신자와 주교들에게 전달되는 최고 권위의 사목 교서로, 교황 교서나 권고, 담화 등 여타 문헌보다 구속력이 훨씬 강하다.
교황이 '레오 14세'라는 이름을 선택한 배경에도 기술 시대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교황청은 즉위 당시 이 명칭이 노동권과 사회 정의를 역설한 레오 13세(재위 1878~1903)를 계승한다고 밝혔다. 특히 "AI 시대 인간의 노동과 삶에 대해 교회가 깊이 고민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직자로는 이례적으로 수학을 전공한 이력도 눈길을 끈다. 1977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빌라노바대에서 수학 학사 학위를 취득한 뒤 사제의 길에 들어섰다. 미국 세이크리드하트대 댄 로버 가톨릭학 부교수는 AP통신 인터뷰에서 "산업혁명기 레오 13세가 그랬듯, 레오 14세 역시 기술 대전환 시대에 교회가 핵심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opyright ⓒ 나남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