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순직' 책임자들 약 3년만에 단죄…임성근 징역 3년(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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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상병 순직' 책임자들 약 3년만에 단죄…임성근 징역 3년(종합2보)

연합뉴스 2026-05-08 18:00:2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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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과실치사 인정…"성과에 몰두해 대원 생명 위험 도외시"

임성근 지시, 입수 강행 원인으로 지목…유족 "형량 실망스러워"

임성근 전 사단장, 입장문 읽으며 특검 출석 임성근 전 사단장, 입장문 읽으며 특검 출석

(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9일 포렌식 참관을 위해 서울 서초구 이명현 순직해병특별검사팀 사무실로 출석하며 입장문을 읽고 있다. 2025.8.19 mon@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김빛나 기자 =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지휘관들이 사고 발생 약 3년 만에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8일 업무상과실치사상·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구형한 징역 5년보다 낮은 형이다.

수해 현장을 총괄한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겐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선고됐다.

채상병이 속했던 포7대대 본부중대의 직속상관이었던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겐 금고 10개월, 장모 전 포7대대 본부중대장에겐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각각 선고됐다.

2023년 7월 19일 채상병 순직 사고가 발생한 지 1천24일만이다.

임 전 사단장에게 실형이 선고되면서 그의 보석 청구는 기각됐다. 불구속기소된 박 전 여단장, 최 전 대대장, 이 전 대대장은 도주할 염려가 있다는 이유로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의 상급 부대장으로서 대원들의 생명·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를 저버린 혐의를 인정했다.

임 전 사단장이 실종자 수색 성과가 없는 포병대대를 질책했고, "도로에서 내려다보지 말고 수변으로 내려가서 수풀을 헤치고 찔러보면서 찾아야 한다"라며 현장 상황과 괴리된 적극적·공세적 수색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그는 일부 대원들이 수변 수색 지침을 위반해 수중수색을 한 사실을 알았음에도 묵인했고 안전지침을 전파하거나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도 않았다.

이런 지시들이 결국 위험한 수중수색으로 이어지게 됐다는 특검팀 판단을 재판부는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 언급만 했어도 해병들이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비를 갖췄다면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조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업무상 과실과 발생 결과 간 인과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했다.

임 전 사단장은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 지도, 수색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도 유죄로 인정됐다.

해병순직 1심 선고 관련 발언하는 박주민 해병순직 1심 선고 관련 발언하는 박주민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진 8일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해병대 예비역연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6.5.8 dwise@yna.co.kr

재판부는 박 전 여단장과 최 전 대대장의 경우 수중·수변에 대한 명확한 설명 없이 수색 지시를 하달하는 등 안전 의무를 저버린 혐의가 성립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형 배경을 밝히며 "이 사건 사고로 20세 피해자 채 해병은 입대 4개월만에 소중한 목숨을 잃었고, 부모는 30대 후반 시험관으로 힘겹게 얻은 아들을 떠나보냈다"며 "나머지 피해자도 사고 당시 상황을 제대로 진술하지 못할 정도로 큰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 전 사단장과 박 전 여단장은 실종자 발견이라는 성과에만 몰두해 적극적·공세적 수색을 지시·강조하였을 뿐, 그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대원들의 생명·신체 위험을 도외시했다"고 질책했다.

이어 "그동안 군 작전 수행 과정에서 장병이 목숨을 잃었으나 대대장 등 말단 지휘부에 책임을 물리는 관행이 반복돼 왔다"며 "이 사건은 다르다. 상급 지휘관이 책무를 소홀히 한 '부작위'에 그치는 게 아니라 구체적인 위험을 인지한 상황에서 이를 가중하는 지시를 한 '작위' 결과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임성근 1심서 징역 3년…입장 밝히는 채상병 어머니 임성근 1심서 징역 3년…입장 밝히는 채상병 어머니

(서울=연합뉴스) 서대연 기자 = 채수근 상병(당시 일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은 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채상병의 어머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6.5.8 dwise@yna.co.kr

임 전 사단장에 대해선 "대원들이 위험한 입수를 감행한 직접적인 원인은 피고인의 무리하고 잘못된 지시"라며 "이런 개입을 하지 않고 여단장에게 작전을 맡겨만 놨더라도 당시 수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사고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질타했다.

또 "대원들의 안전보다 해병대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장비들의 투입 상황, 대원들이 웃는 일이 없게 하거나 빨간 티셔츠가 눈에 잘 띄도록 복장을 갖추는 것 등 성과가 언론에 잘 노출되는지를 신경 썼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이후에도 책임을 회피하고 은폐하기에 급급했다"며 "자녀를 잃은 피해를 추스르고 있는 피해자 부모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것은 이 전 대대장'이라는 장문의 이메일과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까지 했다"고 했다.

이 대목에서 재판부는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가"라며 "오랜 기간 재판하면서 이런 것은 본 적이 없다"라고 임 전 사단장을 꾸짖었다.

이 사건은 특검팀이 출범 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수사 외압·은폐 의혹, 장관의 호주 도피 의혹 등으로 이어지는 '본류' 사건 가운데 1심 결론이 나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이날 선고 후 채 상병의 어머니는 기자회견을 열고 "형량이 너무 실망스럽다"고 비통해했다. 그는 "아들의 희생에 대한 책임이 이렇게 가볍다면 어느 누가 자식을 군대에 보내겠나"라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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