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임준혁 기자 | 고려아연이 글로벌 원자재 시장 변동성 확대와 공급망 불안,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친 상황에도 또 다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까지 동반 성장을 이루면서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경영 성과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의 성장이 현재에 머무르지 않고 향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려아연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6조720억원, 영업이익은 746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지난 6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4%, 영업이익은 175.2% 증가하며 분기 실적 공시 의무화 이후 105분기 연속 영업흑자를 이어갔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 역시 12.3%로 큰 폭으로 개선됐다.
이번 실적은 어려운 경영환경을 딛고 기록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올해 1분기는 이란 전쟁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외 불확실성이 극에 달한 시기였다.
고려아연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안정적인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수급 상황에 유연하게 대응했다. 그 결과 금·은 등 귀금속 판매 확대와 가격 효과, 핵심광물 매출 상승 등의 수혜를 입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고려아연의 ‘지속 성장’ 배경으로 최윤범 회장 등 현 경영진의 리더십과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022년 말 취임 이후 제련업의 경쟁력을 고도화하고 △신재생에너지·그린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을 세 축으로 하는 ‘트로이카 드라이브(Troika Drive)’ 전략을 본격화했다. 이 전략은 경영권 분쟁 등 고려아연 내부의 불확실성 속에서도 흔들림 없이 추진돼 왔다.
그 결과 트로이카 드라이브는 실제 이익을 창출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부터 신사업 부문의 실적 기여가 본격화됐다. 올해 1분기에도 동 판매량 증가와 자원순환 사업을 담당하는 미국 자회사 페달포인트(Pedalpoint)의 성장세가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탰다. 페달포인트는 지난해 첫 연간 흑자를 달성한 데 이어 실적 성장을 이어가 트로이카 드라이브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 회장 등 현 경영진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미국 테네시주 통합 제련소 건설 사업인 ‘프로젝트 크루서블(Project Crucible)’에 집중하고 있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미국 정부 등의 투자를 통해 진행되는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 사업이다.
고려아연이 보유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세계 최대 시장인 북미의 네트워크가 결합돼 수익성·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핵심광물 공급망 내 고려아연과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와 함께 고려아연은 지난달 미국 테네시주의 니어스타USA 제련소 및 관계사를 인수해 ‘크루서블 징크(Crucible Zinc)’를 출범시키며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최 회장은 출범 기념식에 참석해 “모든 역량과 경험, 최신 기술을 집약해 세계 최고의 핵심광물 처리 시설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아연의 근간에는 ‘사람’과 ‘진심’이 있으며 동료·지역사회와 함께 100년 이상 지속될 기업을 만들겠다”고 강조하며 사람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미국 정부도 지원에 발벗고 나서는 모습이다. 프로젝트 크루서블은 최근 미 연방정부의 대형 인프라·자원 인허가 패스트트랙 제도인 ‘FAST-41’ 적용 대상으로 지정됐다. FAST-41은 미국 국내 여러 부처가 따로 진행하는 인허가 심사를 통합 관리해 일정을 대폭 단축해 주는 제도다. 미국 인허가위원회에 따르면 FAST-41 지정 프로젝트는 비지정 프로젝트 대비 최종 결정기록서(ROD) 발급까지 소요되는 기간이 평균 18개월 단축된다.
이에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이 단기 모멘텀 둔화에도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전쟁 불확실성과 귀금속 가격 변동 등이 있더라도 구리 생산량 확대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및 프로젝트 크루서블의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김윤상 IM증권 연구원은 8일 발간한 리포트를 통해 "현재 비우호적인 거시 환경과 실적 모멘텀이 둔화하더라도 고려아연 주가의 중장기 방향성은 여전히 긍정적"이라며 "중동 사태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판단되고 아연, 연, 동 등 주력 품목의 실물 수급 차질이 가격을 지지하고 있으며 희소금속의 전략적 가치가 더욱 높아져 고려아연의 위상이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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