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살인 현장 찾은 유가족들 오열…"피의자 엄벌해야"
(광주=연합뉴스) 김혜인 기자 = "우리 딸 기억해달라고 나왔어요."
8일 오전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가 인근 거리.
나흘 전 장모(24) 씨가 휘두른 흉기에 숨진 여고생 A양이 마지막 순간을 맞았던 현장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가족들의 무거운 발걸음이 이어졌다.
전날 장례를 모두 마친 가족들은 이날도 검은 옷차림으로 A양이 쓰러졌던 마지막 자리를 찾았다.
현장에 마련된 추모 공간에는 시민들이 두고 간 국화꽃과 음료수, 과자, 손 편지들이 놓여 있었고 노란 리본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이날 현장을 찾은 A양의 어머니는 다른 가족의 부축을 받은 채 겨우 발걸음을 옮겼다.
아직 머리에는 장례식장에서 달았던 흰 리본 핀이 그대로 꽂혀 있었다.
어머니는 "얼마나 살고 싶었을까. 어떻게, 어떻게…"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다 끝내 주저앉아 통곡했다.
A양의 아버지는 딸의 영정을 두 손으로 들고 다른 가족들과 함께 도로변에 선 채로 한참 자리를 지켰고, 이를 본 차들도 속도를 줄이며 조용히 현장을 지나갔다.
유가족들은 이유 없이 범죄에 희생된 A양을 잊지 말아 달라는 마음으로 현장을 찾았다고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울음을 꾹 참던 A양의 아버지도 "우리 딸 기억해달라고 왔어요"라며 자식을 먼저 보낸 억장이 무너지는 마음을 짧지만 무겁게 전했다.
전날 구속된 피의자 장씨에 대해서는 엄벌을 호소했다.
현장에 있던 내내 딸의 영정을 내려놓지 못한 A양의 아버지는 "신상 공개가 꼭 돼야 한다"며 "제발 이런 일이 두 번 다시 생기지 않도록 진짜 큰 벌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A양은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길거리에서 일면식도 없는 2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치명상을 입고 숨졌다.
경찰은 피의자인 장모(24) 씨를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하고 오는 14일 신상을 공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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