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부가 지난 4월9일,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주택 거래에 대한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기존에는 유예 종료 시점까지 처분 절차를 마쳐야 한다는 부담이 컸지만, 보완책에 따라 5월9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한 경우에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중과 배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게 됐습니다. 토지거래허가 심사에 시간이 걸리는 현실을 고려해 유예 적용 범위를 일부 넓힌 것입니다.
ⓒ 챗GPT 생성 이미지.
◆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왜 부담이 클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이해하려면 먼저 양도세 개념을 알아야 합니다. 양도세는 부동산 등 재산을 팔 때 발생한 양도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입니다. 양도차익은 판매 가격에서 취득 가격, 필요경비, 공제금액 등을 뺀 금액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예전에 산 가격보다 비싸게 팔아 이익이 생겼다면 그 차익에 대해 세금을 내는 구조입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이런 양도세에 추가 세율을 붙이는 제도입니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가 집을 팔 경우 기본세율에 일정 세율을 더해 세 부담을 높이는 방식이죠.
사실 정부는 지난 2022년 5월부터 이어온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5월9일 종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수도권 일부 지역 집값 상승세와 거래 증가세를 억제하고, 주택시장 과열을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중과가 재개되면 세 부담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양도세 기본세율은 과세표준에 따라 6~45%가 적용됩니다. 여기에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양도하는 다주택자의 경우 1세대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p, 1세대 3주택 이상자는 30%p가 추가됩니다. 또 중과 대상 주택은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을 수 없어 보유 기간이 길더라도 세 부담을 줄이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3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팔아 큰 양도차익을 얻는 경우 유예 기간에는 중과세율이 적용되지 않지만 중과 재개 이후에는 기본세율에 30%p가 더해집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적용도 제한되는 만큼 실제 부담해야 할 세금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다만 실제 세액은 거주 여부, 보유 기간, 지역, 주택 수, 양도차익 규모, 필요경비 등에 따라 달라집니다.
물론 직장, 자녀 교육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적 비거주 1주택자가 된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 측 설명입니다. 하지만 다주택자와 비거주 1주택자 입장에서는 양도세 중과 재개가 상당한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죠.
◆시장은 매물 출회보다 ‘매물 잠김’을 우려한다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 이후 시장 반응은 지역별로 엇갈리고 있습니다.
강남구는 약세가 이어졌지만, 서초구와 송파구는 최근 상승 전환하거나 상승폭을 키우는 등 강남권 안에서도 흐름이 갈렸습니다. 반면 노원·도봉·강북·금천·관악·구로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 지역은 오르거나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습니다.
이는 다주택자들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낮거나 가격이 낮은 주택을 먼저 처분하고, 핵심 지역 고가 주택은 계속 보유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해석됩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다시 강해지고 있는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서울 안에서도 고가 지역과 중저가 지역 간 거래 흐름이 갈리고, 지역별 양극화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일부 다주택자는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하고 있습니다. 세금을 부담하며 시장에 매물을 내놓기보단 가족 간 증여를 통해 자산을 이전하는 방식이죠. 이는 정부가 기대한 '매물 출회'와는 다른 방향입니다. 양도세 중과가 오히려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을 묶어두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전·월세 시장에 대한 우려도 있습니다. 집주인이 매도를 포기하고 보유를 선택하거나, 또는 늘어난 세 부담을 전·월세 가격에 반영하려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전세 물량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거둬들이면 전세가격 상승 압력이 커질 수 있습니다.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보이면서 임차인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물론 정책의 기대 효과도 분명합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는 부동산 투기와 갭투자를 억제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다주택 보유에 따른 세 부담을 높이면 투자 수요를 줄이고,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을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유예 종료 전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는다면 공급이 늘어나고, 가격 조정으로 이어져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늘어난 세수는 복지 등 다른 정책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한계도 뚜렷합니다. 세 부담이 지나치게 커지면 다주택자들이 매도를 포기해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또 노후 자금 마련을 위해 주택을 보유하고 월세 수입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논란도 남은 상태죠. 다주택자에 대한 과도한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 역시 여전히 제기됩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는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목적을 가진 정책입니다.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시장에 매물을 유도해 실수요자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는 분명합니다.
다만 현장에서는 핵심 지역 주택은 계속 보유하고 외곽 주택을 처분하는 흐름,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하는 사례, 전월세 가격 상승 우려 등 정책 의도와 다른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정책이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 기회'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다주택자 매물을 시장 밖으로 묶어두는 매물 잠김으로 이어질지는 앞으로의 시장 반응에 달렸습니다.
정부는 유예 기간을 추가로 연장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주택자와 첫 주택 구매자 모두 당분간 부동산 시장 흐름을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