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선장 "17일에 해협 통과…일시 휴전 상황이어서 아무 어려움 없었다"
도선사 "선원들 평온해 보여"…5㎞ 떨어진 해상계류시설서 100만 배럴 하역
(서산=연합뉴스) 정윤덕 기자 = 호르무즈 해협이 재봉쇄되기 직전 빠져나온 유조선이 8일 충남 서산 앞바다에 도착했다.
HD현대오일뱅크 등에 따르면 원유 100만 배럴을 실은 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호가 이날 오전 10시께 육지로부터 5㎞가량 떨어진 HD현대오일뱅크 해상계류시설 부근 해상에 도착했다.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최대 규모(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인 오데사호는 도선사 2명과 예인선 2척의 도움을 받아 오후 1시 30분께 해상계류시설에 접안한 뒤 원유를 하역하기 시작했다.
원유는 해저 파이프라인을 통해 HD현대오일뱅크 저장탱크로 옮겨지는데, 국내 하루 소비량의 절반 수준인 100만 배럴 하역 작업은 하루 뒤인 9일 오후 3시께 마무리될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애초 오데사호는 호르무즈 해협이 두 번째로 봉쇄되기 직전인 지난달 13일 해협을 통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도인인 오데사호 선장은 이날 도선사를 통한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오데사호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16일 아랍에미리트(UAE)를 떠나 다음 날인 17일 해협을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 선장은 이어 "당시는 일시 휴전 상황이어서 해협을 통과하는 데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이란이 휴전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잠시 개방된 틈에 빠져나온 유조선이 우리나라에 오기는 오데사호가 처음이다.
앞서 지난 3월 20일 이글 벨로어호가 HD현대오일뱅크에 200만 배럴을 운송한 적이 있지만, 이글 벨로어호는 2월 28일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직후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기 전 해협을 통과했다.
오데사호가 해상에 도착하자 오전 10시 54분께 도선사 2명이 탑승했고, 배 앞과 뒤에 예인선 1척씩이 위치해 계류시설 접안을 도왔다.
이후 오데사호와 해저 파이프라인 사이에 대형 호스가 연결됐고, 펌프가 가동되면서 하역 작업이 시작됐다.
길이 232.26m, 최고 높이 51.878m, 폭 50m의 오데사호에는 인도와 필리핀 국적 선원 28명이 타고 있다.
오데사호 접안을 주도한 도선사는 "위험한 상황을 겪었는데도 선원들이 피곤하거나 불안해하지 않고 평온해 보였다"고 전했다.
오데사호는 하역 작업이 끝나면 싱가포르로 향할 예정이다.
한편, HD현대오일뱅크는 하역된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 경유, 등유, 나프타 등으로 제품화해 판매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하루 최대 52만 배럴을 정제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현재는 하루 44만 배럴을 정제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오데사호가 계약된 물량을 무사히 운송해 다행"이라며 "오데사호 외에도 3∼4일마다 100만∼3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속속 도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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