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미프진’ 암시장 키운 한국···식약처 “입법 미비로 허가 불가” 도돌이표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불법 미프진’ 암시장 키운 한국···식약처 “입법 미비로 허가 불가” 도돌이표

이뉴스투데이 2026-05-08 14:58:23 신고

3줄요약
이재명 정부가 ‘규제 혁신’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며 첨단산업과 의료 분야 규제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먹는 임신중단약(미프진) 도입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재명 정부가 ‘규제 혁신’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며 첨단산업과 의료 분야 규제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먹는 임신중단약(미프진) 도입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이재명 정부가 ‘규제 혁신’과 글로벌 스탠더드를 강조하며 첨단산업과 의료 분야 규제 완화를 예고한 가운데, 먹는 임신중단약(미프진) 도입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 지나도록 관련 입법과 제도 정비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정작 임신중단 약물 허가는 입법 공백 속에 장기 표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에서는 최근 미프진 문제를 대표적인 ‘불합리 규제’ 사례 중 하나로 거론했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은 “OECD 국가를 포함한 100여개 국가가 이미 허용하고 있지만 한국에서는 여전히 막혀 있다”며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대응이 지나치게 신중한 것 아니냐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실제 헌법재판소는 지난 2019년 낙태죄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고, 관련 형법 조항은 2021년부터 효력을 상실했다. 다만 이후 임신중단 허용 범위와 절차, 약물 사용 기준, 의료 책임 체계 등을 둘러싼 후속 입법 논의는 장기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에서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인 먹는 임신중단약은 현대약품의 ‘미프지미소’가 사실상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약품은 재작년 말 식약처에 보완 자료를 다시 제출했으며, 현재까지 세 차례 허가 신청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현대약품 측은 심사 진행 단계와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내용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밝혔다.

식약처 역시 이뉴스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심사는 진행 중”이라는 원론적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현행법 체계상 제도적 한계가 있다는 점을 거듭 설명했다. 식약처는 현재 모자보건법이 ‘인공임신중절수술’ 중심으로 규정, 약물을 통한 임신중단은 별도 법적 근거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고 있다. 이에 약물 허용 주수와 위해관리계획, 용법·용량 등을 본격 심사하기 위해서는 형법 및 모자보건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 대변인실 관계자는 “약물을 통한 임신중단은 현재 법률상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며 “허용 주수나 위해관리계획 등도 결국 입법이 완료돼야 정리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 제도 아래에서는 허가 심사나 제도 개선 추진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식약처 차원의 별도 해결 방안이나 제도 개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결국 입법이 우선돼야 하는 사안”이라고 단언했다.

제도 정비가 장기간 지연되는 사이 온라인을 통한 임신중단약 불법 유통은 계속 증가하는 모습이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신중단약 온라인 불법 판매 적발 건수는 2971건에 달했다. 지난해에만 682건이 적발됐다.

[그래픽=김진영 기자]

SNS와 오픈마켓 등에서는 복용 방법과 주의 사항까지 안내하며 판매를 홍보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판매자는 고등학생 구매 사례를 언급하며 거래를 유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계에서는 의사 진단 없이 약물을 복용할 경우 과다출혈이나 자궁외임신 등 부작용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현대약품 측은 미프지미소 도입 추진과 관련해 불법 유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정식 허가 체계를 통한 안전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왔다고 언급했다. 해외 직구나 온라인 거래 형태로 유통되는 구조보다 정식 허가 체계 안에서 품질과 안전성을 관리하는 방향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 폐경·여성 건강 관련 의약품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는 점 역시 사업 추진 배경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미프진 도입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여성단체들은 형사처벌 조항 효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검증된 의약품 접근 경로조차 마련되지 않고 있다며 안전한 임신중단 체계 구축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종교계와 일부 의료계에서는 생명권 문제와 부작용 위험성, 의료 안전관리 체계 미비 등을 이유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일각에서는 약물 임신중단이 무조건 안전성을 담보하는 방식은 아니라며, 응급 대응 체계와 상담 시스템, 의료 책임 범위 등에 대한 제도 정비가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실제 미국과 영국, 일본 등 주요국 역시 단순 허용에 그치지 않고 위해관리제도(REMS), 지정 의료기관 운영, 재내원 확인 등 별도 안전관리 체계를 병행하고 있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역시 단순한 허용·금지 논쟁을 넘어 제도권 안에서 어떻게 안전관리 체계를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은 이미 허용 이후의 관리 기준과 안전장치 마련 단계로 이동한 반면, 한국은 형사처벌 조항 효력만 사라진 채 허용 기준과 의료 체계 정비는 여전히 제도 공백 상태에 머물러 있는 분위기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약품이 사실상 유일하게 품목 허가를 준비해 온 상황에서 국회와 식약처가 모두 입법 공백만 이유로 들면 논의는 계속 멈출 수밖에 없다”며 “허용 여부를 떠나 불법 유통을 줄이고 안전관리 체계를 만들기 위한 제도 설계 논의는 더 적극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식약처도 법 개정 이후만 기다리기보다 허용 주수, 처방 방식, 사후 모니터링 등 필요한 관리 기준을 선제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부연했다.

Copyright ⓒ 이뉴스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