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지난 7일 북극항로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조선 · 해운업계를 중심으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홍해 리스크 장기화로 대체 항로 중요성이 부각되는 가운데 정부 차원의 지원 체계까지 마련되면서 관련 산업계도 사업 전략 점검에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국제 분쟁과 해상 물류 차질이 이어지면서 수에즈운하 중심의 기존 항로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해상 물류망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거리 항로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물류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조선업계, 극지 특수선 시장 확대 기대
특히 조선업계에서는 쇄빙 LNG선과 극지 운항 특수선 시장 확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북극항로 운항에는 극저온 환경 대응 기술과 쇄빙 기능을 갖춘 고부가가치 선박이 필요해 국내 조선사들의 기술 경쟁력이 강점으로 거론된다.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LNG 운반선과 친환경 선박, 특수선 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북극항로 시장 확대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한화오션은 잠수함과 특수선 기술력에 더해 쇄빙 LNG선 건조 실적을 확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화오션이 2014년과 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총 21척의 쇄빙 LNG 운반선을 수주·건조한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극지 운항 선박 분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HD현대는 친환경·자율운항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북극항로 상용화가 본격화할 경우 쇄빙선과 LNG 운반선, 극지 특수선 수요 증가가 국내 조선업계의 신규 수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해운·항만·에너지 업계도 변화 예의주시
해운업계 역시 물류 효율 변화 가능성을 살피고 있다. 북극항로를 활용하면 부산에서 유럽까지 운항 거리를 줄일 수 있어 연료비 절감과 공급망 안정화 측면에서 새로운 선택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HMM을 비롯한 국내 해운업계는 북극항로 상용화 속도와 국제 규제 변화, 보험·안전 기준 등을 주시하고 있다. 항만업계에서는 부산항과 울산항, 동해권 항만 등이 북극항로 거점 역할을 할 가능성도 함께 거론된다.
해양수산부는 2026년 업무계획에서 북극항로 시범운항 추진 방침을 제시했다. 정부는 국적 선박의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지원하고 부산항을 북극항로·수에즈항로·태평양항로가 교차하는 글로벌 거점항으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에너지 공급망 변화 촉각, 정부 지원체계 구축 본격화
에너지 업계도 북극권 자원 개발 확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극 지역은 LNG와 원유, 희토류 등 주요 자원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북극항로 활성화 여부가 국내 자원 조달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가스공사와 정유업계에서는 장기적인 공급망 변화 가능성을 검토하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북극권 LNG 프로젝트와 연계한 운송망이 현실화할 경우 도입선 다변화와 물류 효율 측면에서 새로운 전략 수립이 필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국회는 지난 5월 7일 '북극항로 활용 촉진 및 연관산업 육성에 관한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특별법에는 국무총리 소속 '북극항로위원회' 설치와 해양수산부 산하 '북극항로추진본부' 운영 근거 등이 담겼다.
또 해양수산부 장관이 5년마다 북극항로 활성화 기본계획을 수립·시행하도록 해 범정부 차원의 중장기 전략 추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정부 차원의 정책 조율과 인프라 투자, 국제 협력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 지원 체계가 본격화할 경우 국내 기업들의 극지 운항 선박 기술 경쟁과 북극 물류 인프라 선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폴리뉴스 손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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