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사의 이사진과 최고경영자를 뽑는 절차가 새롭게 정비됐다. 편성위원회 구성 기준까지 구체화되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이 사실상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8일 과천 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개최해 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에 따른 후속 시행령과 규칙 제·개정안을 최종 확정했다.
편성 자율성 강화와 독립성 보장, 그리고 이사회 및 사장 임명 과정의 공정성 제고가 이번 개정의 핵심 골자다. 지난달 10일 초안 발표 후 입법예고와 행정예고, 공개토론 등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내용이 다듬어졌다.
뜨거운 논쟁의 중심에는 편성위원회 내 종사자 대표 선출 규정이 있었다. 취재·보도·제작·편성 업무 담당자 가운데 무기계약 직원만 해당 범위에 포함시키되 부서장급 이상 관리자는 제외하는 방안이 확정됐다. 세부 범위는 각 방송사의 편성 독립성 특수성을 감안해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측 대표가 결정하도록 위임됐다.
종사자 대표는 해당 부문 재직자 과반수 동의로 선출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투표권자 절반 이상이 소속된 노동조합이 존재하면 그 노조가 직접 대표를 지명할 수 있도록 한 조항이 유지됐다.
이 규정을 놓고 위원들 간 날선 공방이 펼쳐졌다. 이상근 위원과 최수영 위원은 특정 노조로 대표권이 쏠릴 우려를 제기하며 해당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반대편에 선 류신환·고민수·윤성옥 위원은 방송 편성 자유를 뒷받침하는 노사 대등 원칙에 부합한다고 반박했다. 김종철 위원장 역시 국가 개입을 줄이고 사업자 자율성을 존중하는 최소주의·자율주의 설계 취지를 강조했다. 표결 결과 4대 2로 원안이 그대로 살아남았다.
편성책임자를 두지 않거나 편성규약을 어기면 1천만원의 과태료가 새로 부과된다. 종합편성 지상파 라디오 방송사와 지상파 DMB 사업자도 시청자위원회 설치 의무 대상에 추가됐다. 공영방송 이사 추천단체 자격과 공모 절차, 사장후보국민추천위원회에 참여할 여론조사기관 요건도 함께 규정됐다. 여론조사기관은 최근 3년간 전국 규모 조사 경험과 국가승인 통계 수행 실적을 갖춰야 한다.
같은 회의에서 KT에 대한 제재도 결정됐다. 갤럭시S25 사전예약 행사를 진행하면서 인원 제한 조건을 충분히 알리지 않은 채 7천127명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취소한 행위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으로 판단됐다. 방통위는 시정명령과 함께 6억4천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허위조작정보 확산 방지를 위한 정보통신망법 시행령 개정안도 보고 안건으로 상정됐다. 하루평균 이용자 100만명 이상 플랫폼을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지정하고, 거짓정보를 반복 유포한 이에게 최대 10억원까지 과징금을 물릴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텔레비전 수신료 징수 방식도 손질됐다. 분리 고지·징수 조항이 삭제되고 전기요금과 통합 징수하는 방향으로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됐다. 지난해 법 개정 취지에 맞춰 시행령을 맞춘 것으로, 공영방송 재원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이다.
김종철 위원장은 "이번 시행령·규칙 정비는 공영방송이 국민의 신뢰 기반 위에 굳건히 서도록 만드는 제도적 토대"라며 "방송사업자들이 개정 취지를 엄중히 받아들여 현장에 뿌리내리게 해주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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