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당시 벌어진 채수근 상병 순직 사고의 책임자로 지목돼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업무상과실치사상 및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이는 앞서 이명현 순직해병 특별검사팀이 임 전 사단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한 것보다 2년이나 가벼운 것이다.
함께 기소된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병대대장은 각각 금고 1년 6개월, 이용민 전 포병대대장은 금고 10개월의 실형이 내려졌다. 다만 현장 지휘관이었던 장수만 전 중대장에게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임 전 사단장은 해병대 1사단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순직한 채상병을 비롯해 부대원들에게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채 수중 수색하도록 하는 등 안전 주의 의무를 저버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의 주요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박 전 여단장을 통해 '물에 들어가지 말라'는 단순 언급만 했어도 해병들이 수중 수색을 감행하지 않았을 것이고 장비를 갖췄다면 피해자들을 신속히 구조했을 것"이라며 "피고인의 업무상과실과 발생 결과 간 인과가 충분히 인정된다"고 짚었다.
이어 재판부는 당시 작전통제권이 육군으로 이관되는 단편 명령이 내려졌는데도 임 전 사단장이 이를 따르지 않고 현장 지도, 수색 방식 지시 등 지휘권을 행사한 혐의도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임 전 사단장이 작전권 이양 후에도 실질적인 작전 지휘권을 행사하며 소속 장병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할 감독 권한을 가졌다"며 "'도로 정찰이 아닌 내려가서 의심스러운 곳을 찔러보라'는 임 전 사단장의 적극적이고 공세적인 수색 강조가 하급 지휘관들에게 사실상 입수 지시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수중 수색 사실을 인지하고도 이를 금지하거나 안전장비를 확보하지 않은 채 방치했다"며 "성과에만 몰두해 대원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한 결과가 참혹한 사고로 이어졌다"고 질타했다.
또한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면서 "그동안 장병 순직 사고 시 말단 지휘관에게만 책임을 묻는 관행이 반복됐지만, 이 사건은 상급 지휘관이 구체적 위험을 인지하고도 이를 가중시키는 지시를 내린 사례"라고 짚었다. 특히 임 전 사단장에 대해 "사고 이후에도 부하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등 책임 회피에 급급해 유족에게 큰 상처를 줬다"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임 전 사단장과 같이 재판에 넘겨진 장 전 중대장에 대해서는 "상부의 무리한 지시를 거스르기 어려운 위치였고 유족 측도 처벌을 원치 않는 점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특검팀이 출범 후 처음으로 재판에 넘긴 사건이다. 해병특검이 수사한 본류 사건 가운데 1심 결론이 나온 첫 사례이기도 하다.
1심에서 임 전 사단장에게 실형이 내려졌지만 특검 구형보다 가벼운 형량에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해병대예비역연대는 이날 선고 뒤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고인과 유족의 회복할 수 없는 피해 그리고 국민적 분노, 해병대의 명예 실추와 국방 신뢰 훼손을 생각하면 결코 무겁다고 보기 어려운 판결"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병대가 국민에게 신뢰받는 용맹하고 멋있는 군대인 것은 전우를 버리지 않기 때문"이라며 "부하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서로 떠미루고, 혼자 살겠다고 구명로비를 시도하고, 동료를 항명죄로 팔아넘기는 것이 해병대라면 더 이상 해병대이고 싶지 않다. 해병대사령부는 이 부끄러운 일에 처절한 반성과 통렬한 사과를 하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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