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알게 모르게 올리버 글라스너 감독이 마지막 춤사위를 열심히 추고 있다.
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 파크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컨퍼런스리그 준결승 2차전을 치른 크리스탈팰리스가 샤흐타르도네츠크를 2-1로 제압했다. 이로써 팰리스는 합계 5-2로 컨퍼런스리그 결승에 올랐다.
팰리스가 가뿐하게 샤흐타르를 꺾고 창단 첫 유럽대항전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1차전 폴란드 원정에서 3-1 승리를 거둔 팰리스는 안방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하며 끝내 샤흐타르를 주저앉혔다. 전반 25분 애덤 와튼의 중거리슛이 드미트로 리즈니크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이후 세컨볼로 다니엘 무뇨스가 달려들었고 문전으로 붙인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페드루 엔히키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팰리스는 얼마 지나지 않아 샤흐타르의 추격을 허용했다. 전반 34분 자책골을 범한 엔히키가 절묘한 전진 패스를 찔렀고 박스 안에서 돌아선 에기나우두가 딘 헨더슨 골키퍼를 제압하는 상단 슈팅으로 합계 2점 차 추격에 나섰다.
팰리스는 집중력을 잃지 않고 침착하게 쐐기골로 차이를 다시 벌렸다. 후반 7분 혼전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돌파한 윙백 타이릭 미첼이 문전으로 크로스를 올렸다. 이때 가까운 골대 쪽으로 뛰어든 이스마일라 사르가 헤더로 방향을 돌려놓으며 추가점을 뽑았다. 이후 팰리스는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치며 사상 첫 유럽대항전 결선에 올랐다.
글라스너 감독이 완벽한 작별 인사를 준비 중이다. 글라스너 감독은 올 시즌 도중 팰리스와 작별을 예고했다. 지난 2024년 지휘봉을 잡은 글라스너 감독은 지난 시즌 팰리스의 역대 최고 시즌을 이끌었다. 팰리스는 FA컵 결승전에서 맨체스터시티를 제압하고 창단 첫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더불어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커뮤니티실드에서 리버풀까지 제압하며 순식간에 트로피 2개를 안겼다.
그러나 글라스너 감독은 지난 1월 불현듯 팰리스와 작별을 발표했다. 글라스너 감독은 “제 결정은 이미 몇 달 전에 내려졌다. 지난해 10월 A매치 휴식기 동안 스티브 패리시 회장과 저녁을 먹으며 깊은 대화를 나눴다. 난 팰리스와 재계약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3개월 동안 비밀을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우리가 얼마나 신뢰했는지를 증명한다”라고 밝혔다. 글라스너 감독은 올 시즌 종료 후 계약 만료로 팀을 떠날 예정이다.
글라스너 감독은 작별 선물로 팰리스에 유럽대항전 트로피를 안기고자 한다. 올 시즌 첫 출전한 컨퍼런스리그에서 팰리스는 토너먼트행 플레이오프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 즈리니스키 모스타르, 16강 시프러스 라르나카, 8강 이탈리아 피오렌티나 그리고 4강 샤흐타르까지 연달아 꺾으며 결승에 올랐다. 팰리스는 오는 28일 스페인 라요바예카노와 결승전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처럼 팰리스 최고의 전성기를 이룩한 글라스너 감독의 업적을 기르기 위해 현지 민심은 ‘글라스너 감독 동상을 제작하자’라는 이야기까지 스멀스멀 나오고 있다. 관련해 글라스너 감독은 “제발 내가 직접 만들 필요만 없으면 좋겠다. 난 손재주가 없다. 난 왼손만 세 개다”라며 농담 섞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크리스탈팰리스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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