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 대규모 홍수로 가족을 잃은 주민들이 정부를 법정에 세웠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수마트라섬 주민 7명이 최근 자카르타 소재 국가행정법원에 정부를 피고로 하는 소장을 접수했다. 핵심 요구사항은 지난해 홍수 참사가 발생한 북수마트라·아체·서수마트라주 세 지역을 '국가 재난 지역'으로 공식 지정하라는 것이다.
원고 대리인 무하맛 코드랏 변호사는 이번 법적 대응의 배경을 AFP에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참사 현장의 복구 및 재건 속도가 극히 부진한 상황이다. 임시 거처조차 확보하지 못한 이재민이 여전히 상당수라는 점도 지적됐다. 무하맛 변호사는 중앙정부 차원의 직접적인 감독 체계 구축과 복구 재원 지원이 시급하다고 역설했다.
소송단은 추가로 환경 규정을 어긴 것으로 지목된 광산·농장 개발 기업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 환경 감사 실시도 촉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지난해 홍수 피해 확대에 책임이 있는 28개 기업의 사업 허가를 이미 박탈한 바 있다.
수마트라섬의 산림 훼손 규모는 심각한 수준이다. 산림 파괴 감시 기구 '누산타라 아틀라스'가 집계한 자료에 의하면 해당 지역에서 소실된 산림 면적은 440만 헥타르에 달하며, 이는 스위스 국토 전체를 상회하는 넓이다. 광산 채굴, 대규모 농장 조성, 산불 등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산림이 파괴되면 빗물 흡수 기능이 상실되고 나무뿌리에 의한 지반 고정력도 약해진다. 결과적으로 인근 거주지는 급류성 홍수와 산사태 위험에 더욱 노출된다.
인도네시아는 매년 10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몬순 우기를 겪으며, 이 시기에 산사태와 홍수로 인한 인명 피해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지난해 11월 하순에는 북부 3개 주를 강타한 집중호우로 2주 만에 1천2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24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로 강우 강도가 높아진 데다 무분별한 삼림 벌채와 개발이 피해를 키웠다고 분석한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3개 주의 주거시설과 공공 인프라 복원에 약 31억 달러, 원화로 4조5천600억 원가량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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