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예비후보 '행위' 자체 인정·법리적 주장만 해 일찍 끝나
이 예비후보, 피고발 사건 4개…참석자 진술도 하나하나 따져
(전주=연합뉴스) 정경재 기자 = 5시간과 12시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무소속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와 더불어민주당 이원택 예비후보의 경찰 조사 시간이다.
통상적인 지능 사건 피고발인 조사 시간에 비춰 김 후보는 꽤 일찍, 이 후보는 예상보다 늦게 조사를 마쳤다.
경찰의 추가 소환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이들 후보의 조사 시간이 크게 달랐던 이유는 무엇일까?
8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먼저 김 후보는 지난 4일 경찰 조사에서 '행위' 자체는 대부분 인정했다.
지난해 11월 30일 전주시 완산구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청년 당원, 기초의원·출마예정자, 종업원 등 20여명에게 현금을 준 사실을 부인하지 않은 것이다.
이 장면은 음식점 폐쇄회로(CC)TV 영상으로도 남아 있으므로 굳이 수사 단계에서 사실관계를 다툴 필요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다만 이때 준 현금이 대리 운전비와 봉사료(팁)로 성격이 명확한 데다, 이를 포괄해서 한 번에 준 게 아니라 개별적으로 줬으므로 각각을 다른 사건으로 봐야 한다는 법리 문제를 제기했다.
김 후보의 행위를 법률상 실체적 경합(여러 개의 독립 행위가 각각 별개의 죄를 구성)으로 보면 참석자에게 준 현금이 2만∼10만원 수준이어서 사회상규에 반할 정도는 아니라는 의미다.
김 후보 측은 "형법에 따라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는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이 사건은 피고발인(김 후보)이 정기적인 모임 자리에 '참석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참석했고 음주 운전을 하지 말라는 차원에서 대리비를 준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후보 적합도 등을 묻는 여러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고 있던 상황인데 굳이 피고발인이 자리를 주선하고 참석자들에게 현금을 주면서 지지를 호소할 이유가 있었겠느냐"며 "모든 사건은 동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 사건은 그럴 동기가 없다"고 설명했다.
오후에 출석해서 밤에 조사를 끝마친 김 후보와 달리, 이 후보는 지난 7일 오전에 조사실에 들어갔는데도 밤에 경찰청사를 나왔다.
이 후보의 조사 시간이 길었던 이유 중 하나는 고발된 선거법 위반 사건이 4개이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지난해 11월 29일 정읍시의 한 음식점에서 열린 간담회 식사 비용 72만7천원을 김슬지 전북도의원에게 내도록 했다는 혐의 외에도 올해 1월 전주시 덕진구의 한 음식점에서도 참석자에게 비용을 지불하게 했다는 이른바 '밥값 대납' 혐의를 2건 받는다.
또 이들 사건을 해명하거나 유권자에게 알리는 과정에서 각각 허위 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경찰 조사에서 이들 사건 모두 '행위' 자체를 부인하면서 자신은 무고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자신은 모임의 성격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참석자의 요청으로 자리에 간 것뿐이고, 이후 일정으로 이석할 때 자신과 보좌진의 식사비를 현금으로 주고 나왔다고 진술했다.
이는 이 후보의 밥값과 간담회 비용을 도의회 업무추진비 등으로 낸 김 도의원과 몇몇 참석자도 했던 진술이지만, 참석자 중 일부는 경찰에서 '(이 후보 측이) 현금을 낸 걸 보지 못했다'고 말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전날 각기 다른 참석자들의 진술을 하나하나 맞춰보며 질문을 던졌고, 이 후보는 이를 각각 따져보면서 긍정하거나 반박했기 때문에 조사가 다소 길어졌다.
이 후보 측은 "당시 피고발인(이 후보)은 국회의원 신분이었기 때문에 많을 때는 하루에 10개씩 지역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며 "지지자를 모아 간담회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에도 다음 일정으로 오래 자리에 머물 수 없었기 때문에 '이 정도면 되겠다'고 대략 음식값을 계산해서 현금 15만원을 주고 나온 것"이라며 "이런 입장을 어제 조사 과정에서 성실하게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경찰은 김 후보와 이 후보에 대한 대면 조사를 마친 만큼, 증거와 법리 검토 등을 거쳐 조만간 이들에 대한 송치 여부를 정할 방침이다.
jay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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