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인사 문제 두고 노사 갈등 속 '대화 결렬' 위기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임금 인상, 인사 제도 개선 등을 두고 노동조합과 갈등을 빚어 온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가 노조 측 6명을 8일 고소했다.
이날 오후 노사정 3자간 면담을 앞두고 사측이 돌연 노조 측을 고소하면서 바이오업계 일각에서는 노사간 대화가 결렬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노조가 법원이 쟁의 행위를 금지한 일부 공정에 대해 파업을 강행했다며 노조 측 6명을 업무 방해 등의 혐의로 인천연수경찰서에 형사고소했다.
6명은 박재성 초기업 노동조합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지부 지부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 3명과 현장 관리자급 노조원 3명이다.
앞서 회사 측은 파업으로 생산 차질이 우려된다면서 노조를 상대로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9개 공정 가운데 변질·부패 방지 등을 위한 마무리 3개 공정을 제외한 6개 공정에서는 파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이에 노조는 지난달 28∼30일과 이달 1∼5일 파업 기간에도 3개 공정 작업을 수행했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출근을 해야 하는 사람이 파업에 참여해 '업무 방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노조는 사측의 고소에 대해 "무리한 주장"이라며 "심리적 위축을 위해 쟁송을 남발하는 것은 외부에 불안정한 상황을 더 표출해 고객의 우려를 낳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회사는 지난 4일에는 A 조합원이 전면 파업 기간 일하는 근로자들에게 작업 감시, 퇴근 권유 등 심리적 압박을 가했다며 이 조합원을 고소하기도 했다.
이날 사측의 고소로 인해 오후 회사 송도 사업장에서 고용노동부가 참여하는 노사정 미팅이 제대로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 6일에는 노사 대표의 1대1 미팅이 예정돼 있었지만, 사측의 통보로 취소됐다.
사측은 당시 "노조가 지난 5일 양자 간 통화 내용과 녹취를 일방적으로 공개해 유감"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긴밀한 대화를 진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사측의 입장이 기존과 달라진 바 없다는 점을 조합원들에게 설명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를 빌미로 대화를 취소한 것은 시간 끌기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1인당 3천만원 격려금 지급, 평균 14% 임금 인상, 영업이익 20% 성과급 배분과 공정한 인사 기준 수립 등을 요구하며 회사와 교섭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접점을 찾지 못하자 지난달 28∼30일 60여명 규모의 부분 파업과 이달 1∼5일 2천800여명이 참여한 전면 파업을 진행했다.
파업은 평일 연차 휴가를 내고 휴일 근무를 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파업에 따라 항암제와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제 등 일부 제품 생산이 중단됐다. 회사 측은 이로 인한 손실이 1천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노조는 지난 6일 전원 현장에 복귀했지만 연장·휴일 근무를 거부하는 형태로 무기한 준법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사측이 진정으로 사태 해결을 원한다면 행동으로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서 갈등 사태는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바이오 업계 일각에서는 노조가 2차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노조는 앞서 지난 1∼5일 진행한 전면 파업을 '1차 총파업'으로 규정했다.
노조 측은 2차 파업 계획에 대해 질의하자 "고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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