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진혁 기자=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왕의 칭호로도 만족하지 못한 듯하다. 유럽대항전 통산 5번째 우승 트로피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8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4강 2차전을 치른 애스턴빌라가 노팅엄포레스트를 4-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빌라는 1·2차전 합계 4-1로 유로파리그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빌라가 1차전 패배를 홈에서 가뿐히 뒤집었다. 전반 36분 에밀리아노 부엔디아가 왼쪽 하프스페이스 부근에서 뒤뚱거리는 듯한 절묘한 양발 드리블로 압박을 붙은 엘리엇 앤더슨과 자이르 쿠냐를 순식간에 녹였다. 허물고 들어간 부엔디아는 침착하게 문전 컷백을 보냈고 붕대 투혼을 발휘한 올리 왓킨스가 밀어 넣으며 합계 동점을 맞췄다.
기세를 이은 빌라는 후반전 3골을 몰아치며 노팅엄을 완벽 제압했다. 후반 10분 골대를 등지고 공을 받은 파우 토레스가 돌아서는 과정에서 노팅엄 센터백 니콜라 미렌코비치에게 유니폼을 잡아 끌리며 넘어졌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VAR) 끝에 페널티킥을 선언했고, 키커로 나선 부엔디아가 마무리하며 합계 점수를 뒤집었다.
후반 32분과 35분에는 ‘빌라 믿을맨’ 존 맥긴이 순식간에 두 골을 훔쳤다. 모건 로저스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왓킨스가 받아 오른편으로 쇄도한 맥긴에게 연결했다. 맥긴은 굴러온 공을 한 번에 왼발로 슈팅해 노팅엄 골문 구석으로 차 넣었다. 3분 뒤에는 사이 패스를 받은 로저스가 부드럽게 반대편 연결했고 이번에도 맥긴이 비슷한 각도로 왼발 슈팅에 성공하며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에메리 감독은 개인 통산 여섯 번째 유로파리그 결승전에 올랐다. 경기 후 에메리 감독은 “유럽 무대는 매우 중요하다. 내가 처음 기자회견 했을 때도 유럽대항전과 트로피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트로피를 얻는 건 정말 어렵다. 유럽 무대에서 꾸준함을 유지하는 건 더 어렵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하는 건 노력 덕분이며, 선수들은 우리가 원하는 기준을 세워야 한다. 오늘 선수들은 개인적으로도, 팀적으로도 최고의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에메리 감독은 ‘유로파의 왕’으로 불린다. 앞선 5번의 결승전에서 무려 4회 우승을 차지했다. 과거 세비야 지휘봉을 잡던 시기에는 2013-2014, 2014-2015, 2015-2016시즌을 연달아 제패하며 유로파리그 3연패를 달성한 최초 감독이 되기도 했다. 이후 2020-2021시즌 비야레알 재임 기간 또 한 번의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며 유로파리그 역대 최다 우승 사령탑으로 등극했다.
이번마저 우승한다면 에메리 감독은 말 그대로 ‘유로파의 신’이 된다. 유로파리그 최다 우승자인 에메리 감독에 뒤이은 2위는 3회 우승한 지오반니 트라파토니 감독이다. 트로파토니 감독은 1970년대부터 감독직을 수행한 과거의 인물이다. 지난 2013년 아일랜드 대표팀 이후 지도자 은퇴했다. 에메리 감독과 최다 우승을 경쟁할 인물은 주제 무리뉴, 디에고 시메오네(이상 2회 우승)뿐인데 두 감독의 현재 입지를 고려했을 때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단기간 여러 개를 섭렵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에메리 감독이 유로파리그 5회 우승을 기록한다면 유럽대항전 최다 우승 감독 타이 자리에 오른다. 유로파리그를 꽉 잡고 있는 에메리 감독과 달리 UEFA 최고 권위 대회인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이 5회 우승으로 최고 기록자다. 대회 위상은 다르지만, UEFA 주관 대회 타이틀 수로 따지면 같은 5회 우승으로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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