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지급 AI 로봇·복지 담당 직원, 가족 역할 대신해
1인 가구 급증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지원 정책 변화 필요"
(광주=연합뉴스) 정다움 김혜인 기자 = 광주 남구 월산동 다세대 주택에서 혼자 사는 김모(90) 할머니는 지난달 지방자치단체에서 나눠준 인공지능(AI) 돌봄 로봇을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했다.
품에 안았을 때 어린아이처럼 쏙 들어오는 크기에 인형 탈을 쓴 이 로봇은 음성 인식 장치가 내장돼 있어 김 할머니의 혼잣말에도 곧바로 답변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지급 초기 "기계가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며 낯설어했던 김 할머니는 아침마다 "잘 주무셨나요. 밥은 드셨나요"라고 일상을 묻는 로봇의 살가움에 마음을 열었다.
이제는 로봇에게 '아가'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수시로 머리 부분을 쓰다듬을 만큼 정이 들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로봇과 나누며 생활한다.
김 할머니는 "여섯 남매를 뒀어도 생업으로 바쁘니 자주 보지 못한다"며 "지자체에서 준 로봇이 외로움을 달래주며 가족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족의 빈자리에서 오는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것은 로봇뿐만이 아니다.
쓸쓸한 일상을 이어가던 광주 광산구에 사는 이모(87) 할머니는 지자체가 추진 중인 통합돌봄 서비스의 현장 발굴로 이를 극복했다.
연로한 데다 거동마저 불편해 끼니를 거르기 일쑤였는데, 이를 확인한 돌봄 담당자가 내민 손길로 이 할머니도 고립 위기에서 벗어났다.
집에 찾아와 도시락을 주거나 안부를 살피고 자녀 역할까지 대신하는 돌봄 담당자 덕분에 이 할머니는 잃었던 기력을 되찾았고 마음의 위로도 받았다.
김 할머니와 이 할머니의 사례처럼 가족의 돌봄 기능이 약화한 시기, 정부와 지자체의 복지 정책이 광주·전남 지역 노인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올해 3월부터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는 전국의 노인 8천905명이 참여 신청을 했는데, 전남에서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 1만 명당 신청자 수가 18.2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를 기록했다.
기초 지자체 별로도 전남 담양군 48.4명, 광주 동구 47.8명 등을 기록해 부산 중구(112.5명), 전북 무주군(59.6명)의 뒤를 이를 정도로 많았다.
신청 노인들은 일상생활 돌봄·건강관리 예방·장기 요양·보건의료 등 순으로 서비스 제공을 희망했다.
광주·전남 지역 노인들의 적극적인 사업 신청이나 호응은 노인 1인 가구 증가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시·전남도의 1인 가구 복지증진 자료를 보면 광주의 1인 가구는 2020년 19만3천948가구에서 2024년 23만2천210가구로 4년 만에 19.7%(3만8천여 가구) 급증했고, 전남의 1인 가구 수도 2020년 25만6천633가구에서 2024년 30만1천494가구로 증가세를 보인다.
이 때문에 오는 7월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돌봄·복지 정책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8일 "핵가족화와 가족의 기능이 줄어드는 데 맞춰 광주와 전남 지역의 인구 특성을 모두 반영하는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며 "행정통합이 이뤄지면 돌봄·복지·청년 정책을 모두 포괄하는 지원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daum@yna.co.kr
in@yna.co.kr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