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정상회담 의제 포함 가능성…대화 채널 신설도 검토
프리드먼 칼럼니스트 "닉슨·마오쩌둥 회동 후 가장 중요한 만남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인공지능(AI) 패권을 놓고 전략 경쟁을 벌이는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다음 주 베이징에서 열리는 회담에서 AI 고도화에 따른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손을 맞잡을지 주목된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오는 14∼15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성사될 시진핑 국가주석과 회담에서 AI를 의제로 넣는 방안을 저울질하고 있다.
AI가 정식 의제에 오른다면 구체적으로 AI의 예기치 않은 오작동, 인간의 개입 없는 자율 무기 시스템, 비(非)국가 행위자들의 강력한 AI 오픈소스 도구를 이용한 공격 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AI와 관련한 공식 대화 채널 신설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미국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대화 채널 대표로 내세우며 중국의 카운터파트 지정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 측에서는 그간 랴오민 재정부 부부장이 미국과 이런 대화 채널 신설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과거 미중 사이 다양한 이슈에 대해 핫라인이 개설됐지만 중국은 핫라인 이용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은 실효성에 있어 걸림돌로 지적된다.
최근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잇달아 공개한 차세대 AI 모델은 강력한 사이버보안 역량을 바탕으로 보안 취약점을 찾아낼 수 있어 소규모 해커들이 적은 비용과 낮은 수준의 전문지식으로도 미중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뉴욕타임스(NYT)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도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 의제에 생성형 AI가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그러면서 다음 주 정상회담이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마오쩌둥 당시 주석을 만난 이후 미중 정상 간 가장 중요한 만남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50여 년 전 정상회담이 수십년간 적대적이었던 미중 관계를 정상화하고 구소련에 대항하는 미중 간 암묵적 동맹을 구축했다면 이번 회담에서는 AI 고도화에 따른 비대칭 사이버 위협에 함께 맞설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경제 실세' 허리펑 부총리를 비롯한 중국 고위 관리들을 만난 무역 전문가 마이런 브릴리언트는 "중국 측은 (AI와 관련해)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할 것이라고 하면서도 미국 행정부가 원한다면 안전 프로토콜, 기술적 보호 조치 및 거버넌스 대화에 대해 열려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고 WSJ은 전했다.
미중은 2023년 11월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의 캘리포니아 정상회담에서도 AI 문제를 놓고 협력한 바 있다.
당시 두 정상은 핵무기 사용에 관한 결정권은 AI가 아닌 인간이 가져야 한다는 데 대해 합의했다. 핵무기 사용 여부 같은 중대한 결정은 반드시 인간의 통제 아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미중 양국이 앞다퉈 AI 어젠다를 선점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백악관 행사에서 "우리가 AI에서 중국을 앞서고 있다"며 "(미국과 중국은) 매우 우호적인 경쟁자다. 그렇지만 사실 (이번 방중은) 아주 중요한 여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최고 AI 모델 성능이 중국 최고 AI 모델을 앞선다는 점을 내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에 따르면 천자창 중국 과학기술부 부부장(차관)은 지난 5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AI 관련 회의에서 "중국은 오픈 소스 기반 AI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고, 한층 포용적인 글로벌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전 세계 AI 특허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국의 오픈 소스 AI 커뮤니티가 17만 개 이상의 텍스트부터 영상까지 아우르는 멀티모달(multimodal) 모델을 개발했고 현재 전 세계 2천만 명 이상의 개발자를 지원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푸충 주유엔 중국 대사는 "AI가 가져오는 디지털 혜택을 공평하게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면서 "AI가 부유한 국가나 엘리트층의 전유물이 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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