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숍 따라하는 유통 공룡들…'다이소 안 이마트' 나올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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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원숍 따라하는 유통 공룡들…'다이소 안 이마트' 나올 판

이데일리 2026-05-08 05:50: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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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그야말로 ‘다이소 쇼크’다. 1000원짜리 균일가 생활용품점으로 출발한 다이소가 오프라인 유통의 새 기준이 됐다. “온라인은 쿠팡, 오프라인은 다이소”라는 말이 업계 안팎서 공공연히 나올 정도다. 편의점·대형마트·면세점까지 업태를 가리지 않고 직간접 사정권에 들면서 다이소를 벤치마킹하는 다이소 쇼크가 유통 전반을 강타 중이다. 더 주목할 것은 미래다. 막강한 집객력에 ‘숍인숍’(매장 내 입점) 역전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가히 적수가 없다는 평가다.

7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다이소의 월간 카드 결제 추정액은 2182억원으로, 지난 3월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월간 카드 결제 추정액 합계는 3년 전과 비교해 53.8% 폭증했다. 같은 기간 이마트(-7.4%)·롯데마트(-8.4%)가 역성장하고 GS25(8.7%)·CU(10.0%) 등도 한 자릿수 안팎 성장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다이소를 두고 ‘1000원 숍의 가격 혁명’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이유다.

서울의 한 다이소 매장의 모습 (시진=뉴스1)




◇다이소 ‘1000원의 질서’…유통 ‘판’ 뒤집었다


충격의 파장은 기존 대형마트 매대부터 바꿔놓고 있다. 이마트(139480)는 지난 3월 초저가 자체브랜드(PB) ‘오케이 프라이스’ 상품군을 주방·청소용품·소형가전까지 넓히며 누적 353종으로 라인업을 키웠다. 또 전 상품을 5000원 이하로 구성한 ‘와우샵’을 현재 11개점에서 내달까지 30개점으로 확대한다. 롯데마트도 PB ‘오늘좋은’으로 500원 우유, 1000원 티슈를 내놓는가 하면 지난해 6월 4950원 균일가 화장품 ‘가성비 뷰티존’을 선보였다. 품목도 28종에서 44종으로 늘렸다.

‘막 집어도 5000원’이라는 문구가 내걸린 오케이 프라이스 전용 매대. 생활용품부터 가공식품까지 다양하게 진열돼 있다. (사진=한전진 기자)


편의점·면세점도 다이소 쇼크의 영향권이다. GS25·CU 등 편의점은 1500원 균일가 베이커리를 내놓는 데 그치지 않고 뷰티·건강기능식품·의류 등 비식품군에도 초저가·소용량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식품 중심이던 매대가 사실상 다이소식으로 재편되는 중이다.

면세점은 직격탄이다.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도 객단가는 오히려 줄고 있는데, 관광객들을 다이소가 잠식하고 있는 영향도 크다. 실제로 다이소 해외 카드 결제 신장률은 올해 1~2월 전년동기대비 70%까지 뛰었다. ‘사실상 다이소가 면세점’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외국인 집객력이 역전된 셈이다.

다이소가 유통의 새 기준이 된 건 하루아침이 아니다. 1997년 첫 매장을 연 다이소는 판매 가격부터 정한 뒤 상품을 출시하는 방식으로 30년 가까이 5000원 이하 소싱 노하우를 쌓아왔다. 전국 1600여개 매장에서 약 3만종 이상을 유지하며 매달 수백 종의 신상품을 쏟아낸다. 이런 가격 역산 전략이 최근 대형마트의 통합매입 등 유통 전반으로 이식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뷰티·의류·소형가전까지 가성비 균일가 제품군을 확장하는 흐름도 다이소가 만든 유통 문법이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다이소는 단순한 저가 채널이 아니라 유통 전반의 가격 기준점을 다시 설정한 플레이어”라며 “소비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 상한선이 낮아지면서 이를 넘는 상품은 애매한 구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PB 상품을 강화하는 것도 결국 다이소가 만든 소비자 가격 기준에 맞춘 흐름으로 볼 수 있다”고 풀이했다.





◇다이소 5조 시대…‘역 숍인숍’·균일가 확장 시나리오


다이소는 올해 매출 5조원 시대에 진입한다.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5%대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보수적으로 잡아도 5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상 국내 주요 백화점 업체들과 맞먹는 매출 규모로 올라서는 셈이다. 그만큼 파장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오프라인 소비 여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편의점·대형마트·면세점 등 채널이 기존 파이 일부를 다이소에 내주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다.

더 흥미로운 것은 다이소의 향후 가능성이다. 균일가 적용이 어려운 가전·식품 등은 막강한 집객력으로 외부 브랜드를 매장에 들이는 숍인숍 형태까지 거론된다. 실제로 다이소가 전국 주요 지역에 2644㎡(약 800평) 규모의 초대형 직영점을 빠르게 늘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실제로 2024년 말 문을 연 포천송우리점은 2607㎡(790평) 기존 대형마트 자리에 들어선 단독 매장이다. 캠핑용품까지 구성해 상품 외연을 넓혔다. 과거엔 다이소가 주요 채널에 입점하는 구조였다면, 이젠 기존 유통 채널이 다이소로 들어오는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균일가 상한을 1만원대로 넓히는 시나리오도 언급된다. 이 경우 취급 품목 역시 크게 늘어날 수 있다. 현재 다이소는 1997년부터 500원~5000원 등 6단계 균일가를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가격 구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선 장기 성장을 위해선 가격대 확장이 불가피하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이 경우 기존 대형마트·생활용품 채널과의 경쟁 구도는 한층 더 격화될 가능성이 크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다이소의 집객력은 단순히 저가 상품을 파는 수준을 넘어 향후 외부 브랜드를 매장 안으로 끌어들이는 플랫폼 역할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며 “균일가로 다루기 어려운 품목은 숍인숍 형태로 채우고, 가격대 역시 점진적으로 넓힐 경우 사실상 생활 전반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플랫폼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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