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김근현 기자 | 정부가 중동 분쟁 장기화로 인한 국제 유가 불안 속에서도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석유 최고가격을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했다. 물가 상승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화물차 운전자와 농어민 등 고유가 취약 계층을 보호하기 위한 ‘민생 방어’ 조치로 풀이된다.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은 7일 열린 석유 최고가격제 브리핑에서 “8일 0시부터 2주간 적용될 제5차 석유 최고가격을 지난 4차와 동일한 수준으로 유지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향후 2주간 휘발유는 리터당 1934원, 경유는 1923원, 등유는 1530원의 상한선이 유지된다. 이번 동결 결정은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6%를 기록하며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엄중한 물가 상황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전년 대비 22% 폭등한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범으로 지목되자, 정부가 직접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정부는 최고가격제가 지난달 물가상승률을 1.2%포인트가량 억제하는 실질적인 효과를 거뒀다고 분석했다. 문 차관은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한 누적 인상 요인이 상당하지만, 물류비와 생산비 증가로 고전하는 택배 기사와 농어업인의 생계를 고려해 동결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원유 수급 상황은 점차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범정부 대응 체제를 가동해 오는 7월까지의 안정적인 수급 기반을 마련했다.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파견을 통해 확보한 2400만 배럴의 원유가 차질 없이 도입되고 있으며,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을 통한 우회 도입 경로도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정유업계와의 상생 방안도 구체화됐다. 정부는 정유사의 손실을 원가 기준으로 전액 보전한다는 원칙 아래, 이달 중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발족해 정확한 보전 금액을 산정할 계획이다.
최고가격제의 종료 시점은 국제 정세와 시장 가격의 안정성을 고려해 결정될 예정이다. 정부는 비중동산 원유의 운송비 지원과 비축유 스와프 기간 연장 등을 관계 부처와 협의하는 한편, 시장을 교란하는 매점매석 등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한 단속을 이어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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