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AI 데이터센터 구축을 지원하는 특별법이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비수도권 데이터센터에는 전력 공급 관련 규제도 일부 완화된다. 이에 따라 정부가 추진 중인 'AI 고속도로'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다만 AI 데이터센터가 '기피 시설'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주민들의 반발을 극복하는 것은 숙제로 남게 됐다.
인허가 간소화·비수도권 건설 지원…"AI 고속도로 가속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일 인공지능 데이터센터 산업 진흥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고 밝혔다.
AI 데이터센터는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AI 데이터센터 산업 육성과 함께 투자 지연 요인으로 꼽혀온 인허가·전력·입지 관련 규제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과기부 통합 창구를 통해 인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국가AI전략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사업자가 통합 창구를 통해 인허가 절차를 시작할 수 있고, 일정 기한이 지나면 인허가가 처리된 것으로 보는 타임아웃제도 도입된다.
비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유치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책도 포함됐다. 비수도권에 일정 규모 이하의 AI 데이터센터를 새로 짓거나 증축하거나 기존 데이터센터를 AI 데이터센터로 바꾸는 경우 전력계통영향평가를 면제하는 내용이다.
시설 기준도 AI 데이터센터 특성에 맞게 조정된다. 지금까지는 데이터센터에도 일반 건물처럼 승강기, 주차장, 미술작품 설치 기준이 일률 적용됐는데 앞으로는 대통령령으로 이런 기준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법안 논의 과정의 핵심 쟁점이었던 전력구매계약(PPA) 특례는 일부 축소됐다.
PPA는 비수도권 AIDC가 발전사업자와 직접 전기를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특례로, 기후에너지환경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액화천연가스(LNG)는 제외되고 재생에너지 분야에만 적용됐다.
특별법은 국무회의 의결과 공포를 거친 뒤 9개월의 경과 기간을 두고 내년 2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부 장관은 "AI 고속도로 구축을 가속화할 수 있는 핵심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후속 하위법령 마련과 함께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안정적 전력 공급 방안도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법안을 발의한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비수도권 특례 등을 통해 지방 주도의 AI성장을 가속화하겠다는 것이 큰 의의"라며 "지방 주도 AI데이터센터, AI 고속도로를 시작으로 대한민국이 글로벌 AI 허브, AI 3강 리더십을 공고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의원은 "LNG PPA 조항이 제외된 점은 아쉽지만,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안정적 전력 공급 추진을 약속한 만큼 전력 난제로 인한 병목현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법 시행 이후까지 책임 있게 챙기겠다"며 "글로벌 빅테크들의 투자 견인을 위해 추가적인 정책 발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력·환경 문제에 세계 곳곳서 기피시설…한국도 갈등 직면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토대가 마련됐으나 실제 건설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초기에는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으나 전력과 용수 사용량이 예상을 뛰어넘자 주민들의 반발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반도체와 서버를 대규모로 가동하기 때문에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전력 사용량이 월등히 많다. 이 때문에 북미 전력 당국은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이 대규모 정전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최고 수준 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또한, 데이터센터는 서버에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대규모 냉각 설비를 가동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양의 물이 필요하다. 북미 지역 대형 데이터센터의 경우 하루 최대 500만 갤런의 물을 사용하는데 이는 인구 5만명 규모 도시의 하루 물 사용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빅테크 기업들이 추진하는 미국 내 데이터센터에 대해 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월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 성인 응답자의 65%가 동네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데이터센터 건설 저지를 위한 적극적인 행동도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버지니아주에서는 주민들이 데이터센터 건설 승인 취소 소송에 나섰다. 오크라호마주에서는 2029년까지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을 막는 입법이 추진되고 있으며 조지아주에선 세제 혜택 중단 법안까지 등장했다. 시애틀에서는 시민 5만여 명의 반대 여론에 밀려 데이터센터 건설 계획이 철회됐다.
일본에서도 도쿄와 오사카 등의 데이터센터 건설이 주민들의 반대로 제동이 걸리고 있다.
국내서도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4년 경기도 김포에서 데이터센터 건립 사업이 본격 추진되자 주민들이 전자파 피해를 우려하며 반대 집회를 열었다.
안양·용인 등지에서도 전자파와 소음 우려를 이유로 주민 반발이 이어지며 사업이 철회되거나 장기간 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폴리뉴스 김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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