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꽃이 아닌 네가
당신은 왜 발목 근처에 엎드려
흙의 젖은 안부부터 묻고 있는가
바람의 지문(指紋)만 살짝 닿아도
무겁게 쟁여둔 계절의 고백이 터져 나오고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투명한 향기
훌훌 털어 빈몸으로
끝내 등불을 켜는 고집
아
고개 숙여 비워낸
그 웅덩이 속으로
유랑하던 계절의 뿌리가 감기고
가라앉은 햇살들이
향기로운 수면(睡眠) 아래
조용히 눕는다
홍채원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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