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강집 피해자 단체 '국가폭력기록관' 설립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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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강집 피해자 단체 '국가폭력기록관' 설립 제안

폴리뉴스 2026-05-07 17:27:47 신고

강제징집 피해자 단체인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5월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를 개최하고, '국가폭력기록관' 설립을 제안했다. 이들은 청와대 분수광장 앞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렸다. [사진=폴리뉴스]
강제징집 피해자 단체인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5월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를 개최하고, '국가폭력기록관' 설립을 제안했다. 이들은 청와대 분수광장 앞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렸다. [사진=폴리뉴스]

군사독재 시절 국가권력에 의해 강제징집되어 프락치 활동을 강요받다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추모 행사가 옛 보안사령부 터에서 열렸다.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이하 강녹진)는 지난 5월 2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를 개최하고, '국가폭력기록관' 설립을 제안했다. 이날 행사에는 유가족과 피해자 단체, 시민사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진실 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최종순 유가족 대표가 비통한 표정으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최종순 유가족 대표가 비통한 표정으로 추도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20위 열사 기리는 추모의 물결…집회 후 행진까지

이번 추모문화제는 총 3부로 구성되어 질서 있게 진행됐다. 1부 추모 집회는 최종현(고려대), 서지효(성신여대) 씨의 사회로 문을 열었다. 민중의례에 이어 이용성 군의문사특별위원회 위원장의 경과보고가 진행됐고, 강제징집 과정에서 의문사한 희생자 20위의 생전 모습을 담은 행장 소개 영상이 상영되어 장내를 숙연케 했다.

이어 대한성공회 정의평화사제단의 종교의례와 김현주 이수자의 도살풀이춤, 민중가수 임정득의 노래, 은한의 해금 연주 등 추모 공연이 이어졌다. 양창욱 강녹진 상임위원장은 추모사에서 "이곳 소격동 165번지는 보안사의 혹독한 탄압이 자행된 역사의 현장"이라며 "동지들의 넋을 기리는 진혼비를 반드시 세우고 진실규명과 명예회복이라는 마지막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송상교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3기 위원장과 김영주 전국시국회의 상임대표 등 내빈들의 추도사도 이어졌다. 송 위원장은 김귀옥 상임위원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2기 위원회가 사건의 구조적 실체를 충분히 규명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철저한 진실규명을 위해 국가정보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등 가해 기관의 자료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김 상임대표는 "성경은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고 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그날의 진실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며 "누가 이들에게 죽음을 강요했는지 배후와 실체는 여전히 안개 속에 있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된다"고 강조했다.

1부 마지막 순서로는 참석자 전원의 분향 및 헌화가 진행됐으며, 이후 참가자들은 청와대 분수광장 앞까지 행진하며 시민들에게 사건의 진상을 알렸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송상교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의 추도사를 김귀옥 상임위원이 대독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2기 위원회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송상교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의 추도사를 김귀옥 상임위원이 대독하고 있다. 송 위원장은 추도사에서 2기 위원회의 미흡함을 인정하며 "철저한 진실규명을 위해 국가정보원과 국군방첩사령부 등 가해 기관의 자료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사진=폴리뉴스]

"기억하지 않는 역사는 되풀이"…보안사 옛터에 '국가폭력기록관' 설립 제안

이날 행사의 핵심은 옛 보안사령부 건물인 현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내에 '국가폭력기록관'을 설립하자는 제안이었다.

강녹진과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삼청교육대전국피해자연합회는 공동 제안문을 통해 "보안사령부는 12·12 군사반란, 민주화운동 감시와 탄압, 고문 수사, 간첩 조작,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등 수많은 국가폭력이 조직적으로 기획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독일 베를린의 '공포의 지형'이나 아르헨티나의 'ESMA 기억의 장소'처럼 국가폭력의 현장을 인권교육의 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국가폭력기록관 설립 ▲상설 전시 공간 및 교육 프로그램 운영 ▲기록관 설립 범국민 추진위원회 구성을 정부와 사회에 공식 제안했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는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삼청교육대전국피해자연합회 등과 함께 공동 제안문을 통해 옛 보안사령부 건물에 '국가폭력기록관'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폴리뉴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원회는 80년해직언론인협의회, 삼청교육대전국피해자연합회 등과 함께 공동 제안문을 통해 옛 보안사령부 건물에 '국가폭력기록관'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폴리뉴스]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 사건이란?

'강제징집 및 프락치 강요 공작'은 1970~1980년대 군사독재 정권이 민주화 운동을 하던 학생들을 불법으로 강제 입대시킨 뒤, 고문과 협박을 통해 '사상 전향'을 강요하고, 제대 후에는 동료 학생들의 활동을 감시‧보고하는 프락치(정보원) 활동을 지시한 조직적 인권 유린 사건을 말한다. 특히 전두환 정권 초기인 1980년대 초반 '녹화사업(또는 선도공작)'이라는 이름으로 본격화됐다.

현재까지 공식 확인된 피해자는 3,000여 명이 넘으며, 이 과정에서 고문이나 압박감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생을 마감하거나 의문의 죽음을 맞이한 희생자들이 다수 발생했다. 이 사건은 국가가 헌법이 보장한 개인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하고 군 복무를 탄압의 도구로 악용한 대표적인 국가 범죄로 평가받는다. 진실화해위는 현재까지 187명 만 공식 피해자로 인정했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민중가수 임정득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지난 2일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옛 국군보안사령부) 앞에서 열린 '2026년 강제징집 프락치강요공작 희생자 합동추모문화제'에서 민중가수 임정득이 추모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폴리뉴스]

"은폐된 진실 전면 공개하라" 4대 요구안 발표

문화제 참가자 일동은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정부에 네 가지 사항을 강력히 요구했다. ▲방첩사령부의 불법 공작 문서 전면 공개 ▲정부의 공식 사과 및 책임자 처벌 ▲피해자 명예 회복 및 제도적 치유 보장 ▲국가폭력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장치 구축 등이다.

참가자들은 "강제징집 의문사 열사들의 죽음이 개인의 비극이 아닌 국가기관의 구조적 폭력 결과였음을 역사에 새길 것"이라며 "진실이 밝혀지는 날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폴리뉴스 김자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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