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파리생제르맹(PSG)의 2연속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 진출에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 관리가 수월하게 된 것도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다.
7일(한국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5-2026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4강 2차전을 치른 PSG가 바이에른뮌헨과 1-1 무승부를 거뒀다. 지난 1차전에서 PSG가 바이에른을 5-4로 이겼기 때문에 1, 2차전 합계 6-5로 PSG가 결승에 올랐다.
PSG가 2연속 UCL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날 PSG는 전반 3분 만에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의 컷백에 이은 우스만 뎀벨레의 득점으로 앞서나갔다. 1, 2차전 합계 5-3 상황이 조성됐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PSG가 무리해서 경기를 운영할 필요는 없었다. 실제로 PSG는 이날 수비라인을 지나치게 올리지 않고 바이에른의 위협적인 윙어인 마이클 올리세와 루이스 디아스를 제어하는 데 주력했다. 바이에른은 후반 추가시간 해리 케인의 득점이 나오기 전까지 PSG 골문을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PSG는 맨마크에 가까운 강한 1대1 압박을 구사하는 전술로 최근 UCL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압박 강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PPDA가 이를 말해준다. PPDA는 상대 골문으로부터 60% 지역에서 수비 행위 당 상대 패스 횟수를 계산한 지표다. 수치가 낮을수록 더 강한 압박을 한 것이며, 상대 진영에서 상대의 패스를 잘 끊어냈다는 의미다. PSG가 UCL에서 기록한 PPDA는 평균 8.8이다. UCL 36개팀 중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바이에른은 11.1이었다. PSG가 압박과 활동량이 우수하다는 걸 증명한다.
PSG가 이렇게 강한 압박과 활동량을 보일 수 있는 건 주전들의 체력이 비교적 온전히 보존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 시즌 PSG에서 3,000분 이상을 소화한 선수는 워렌 자이르에메리, 비티냐, 윌리안 파초 등 3명뿐이다. 4강 진출팀 중 바이에른과 아스널이 8명,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7명인 것과 대조적이다. 그만큼 주전 선수들이 체력 안배를 가져간 경우가 많았음을 뜻한다.
PSG는 프랑스 리그앙에 속해 리그 경기가 34경기뿐이고, 리그에서 압도적 강팀의 지위를 갖고 있다. PSG에 준하는 위상을 국내에서 가진 팀은 바이에른 정도인데, 독일 분데스리가는 리그앙에 비해 바이에른을 위협할 만한 팀이 적지 않다. 또한 바이에른은 PSG보다 작은 선수단으로 운영됐다. PSG는 소속팀에서 1,000분 이상 소화한 선수가 21명이었던 반면 바이에른은 18명이었다. PSG보다 1,000분 이상 출전한 선수가 많은 4강 진출팀은 아틀레티코(22명)밖에 없었는데, 아틀레티코는 리그도 38경기인 데다 코파 델레이(스페인 국왕컵) 결승에 올라 PSG보다 5경기를 더 치렀다.
즉 PSG는 리그와 UCL을 이원화해서 운영할 정도의 여유가 있다. 실제로 이날 선발로 나선 11명 중 리그에서 21경기 이상(66% 이상) 출전한 선수는 자이르에메리, 비티냐, 크바라츠헬리아, 파초, 데지레 두에 등 5명뿐이었다. 이 중 공격 중추인 크바라츠헬리아는 리그에서 경기당 53분, 두에는 59분을 소화했다. 심지어 주장 마르퀴뇨스는 리그 경기 출장이 12회밖에 되지 않았다. 이날 바이에른의 선발진 중 리그 21경기 이상 소화한 선수가 자말 무시알라를 제외한 모두였음을 고려하면 PSG가 얼마나 이원화가 잘 이뤄졌는지 알 수 있다.
대표적인 '리그용 선수'가 바로 이강인이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총 1,758분을 소화했는데, 이 중 리그에서 뛴 시간이 1,437분에 달한다. 센터백인 일리야 자바르니는 그 정도가 더 심해서 시즌 출전 시간 2,495분 중 리그 출전 시간이 2,117분이나 된다. UCL에서는 단 198분만 뛰었다. 그밖에 곤살루 하무스, 브래들리 바르콜라, 세니 마율루, 루카스 에르난데스 등도 리그용 선수로 분류된다.
여기에 더해 PSG는 리그 차원의 배려도 듬뿍 받았다. 4강 1차전과 2차전 사이에 있던 리그 경기는 소화해야 했지만, 16강과 8강에서는 1차전과 2차전 사이에 있는 리그 경기를 리그앙 사무국에서 연기하며 PSG가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8강 1차전과 2차전 사이 리그 경기는 당시 선두 경쟁팀이었던 RC랑스와 맞대결이어서 랑스의 항의가 있었지만 묵살됐다. 리그 차원에서 PSG만큼 배려를 받은 UCL 4강 진출팀은 없었다.
PSG가 2연속 UCL 결승에 진출한 것과 관련해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전술적 공헌이나 선수들의 높은 기량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PSG는 터치라인으로 공을 보내는 독특한 킥오프 전술부터 시작해 높은 위치에서 완성도 높은 압박을 구사하며 세계적인 축구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다만 그들이 UCL에서 그만큼 좋은 퍼포먼스를 보인 데에는 리그 차원의 배려와 리그 내 PSG와 다른 팀간 수준 차이가 있었음도 자명하다. 그것이 PSG가 리그와 UCL을 이원화시켜 운영할 수 있는 단초가 됐고, PSG가 UCL에서 잇달아 좋은 성적을 냈음에도 ‘세계 최고의 팀’으로 거론될 만한지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는 직접적인 요인이 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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