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7일 본회의에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상정했으나 투표 불성립으로 폐기했다. 이날 오후 2시28분께 개헌안을 상정한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4시까지 기다렸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들어오지 않자 결국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현 국회 재적의원 286명 가운데 3분의 2 이상인 191명이 찬성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191명 미만이 출석했다면 의사 정족수도 미달하기에 개표도 진행하지 않는다. 이날 본회의에서 범여권 의원들 178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나 106명인 국민의힘 의원이 전원 불참하면서 투표함도 열지 못했다.
개헌안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국회를 넘지 못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이었던 2018년과 2020년 모두 개헌안이 국회에 상정됐으나 야당 불참으로 결국 폐기됐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범여권은 지난달 3일 187명이 함께 개헌안을 발의했다. 범여권이 공동 발의한 개헌안에는 △부마 민주항쟁 및 5·18 민주화 운동 헌법 전문 수록 △계엄에 대한 국회 승인권 및 해제권 강화 △지역 균형 발전을 국가 의무에 포함 △헌법 제명의 한글화 등의 내용을 담았다.
특히 12·3 불법 계엄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후 지체없이 국회 승인을 받도록 했다. 만약 48시간 이내 승인하지 않았다면 즉시 무효화한다. 아울러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할 때도 즉시 효력이 발생하도록 했다. 12·3 당시 국회가 계엄을 해제했음에도 윤석열 전 대통령이 3시간이 지나서야 국무회의로 계엄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일찌감치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하고 불참을 예고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원내운영수석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정부와 여당은 다수의 힘을 앞세워 헌법 개정마저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행태는 국민에 대한 배신 행위이자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고 했다.
또 국민의힘은 개헌 반대 성명을 통해 “삼권분립을 무력화하는 일방적 졸속 개헌이 아닌, 헌법 정신을 고양하고 온전히 회복하는 제대로 된 개헌이어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또 헌법 전문에 건국과 6·25 전쟁, 새마을 운동의 근대화정신, 2·28 민주화 운동 등도 모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권은 국민의힘의 개헌 투표 불참을 강력히 규탄했다.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은 “국민의힘이 개헌안 표결 불참을 결정했다. 국민과 역사에 또다시 죄를 짓는 결정”이라며 “오는 5·18 기념일에 국민의힘 소속 누구도 고개를 들 수 없다. 부마항쟁 정신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 개정안 처리가 무산된 후 “국민투표로 가기도 전에 국회 의결에서 투표 불성립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해 먼저 국민 여러분께 대단히 송구하다”며 “헌법의 안전 장치를 만들지 못한 채로 또다시 12·3과 같은 일이 생긴다면 22대 국회 우리 모두는 역사의 죄인”이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힘을 겨냥해 “제2의 12·3 사태가 발생한다면 투표 불참으로 개헌을 무산시킨 여러분은 불법 비상 계엄에 동조·방조한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8일 오후 본회의를 열고 개헌안을 재상정한다. 다만 이미 개헌 반대를 당론으로 정한 국민의힘이 참여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