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헌법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표결에 참여한 의원이 178명에 그쳐 투표가 성립되지 않았다.
이번 개헌안은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이념 계승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뒤 48시간 이내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게 골자다. 48시간 이내 국회 승인을 받지 못하거나 국회가 계엄 해제를 의결하면 즉시 계엄의 효력이 상실된다는 내용도 개정안에 담겼다. 이 밖에 지역 간 균형발전을 위한 국가의 의무를 구체화하고 헌법 명칭을 한자에서 한글로 바꾸는 내용도 포함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헌법 개정안을 본회의에 상정하면서 "12·3 비상계엄을 겪으면서 헌법의 빈틈이 확인됐다"며 "다시는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헌법적 안전장치를 세우는 역사적인 책임을 완수하고자 하는 게 이번 개헌안"이라고 설명했다.
당론으로 이번 개헌안에 반대해 온 국민의힘은 이날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투표를 불성립시켜 사실상 부결시키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한데, 국민의힘 의원 106명이 모두 불참하면 개헌안 투표가 성립될 수 없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의원 전원은 이날 개헌안 표결에 참여하는 대신 의원총회에서 입장문을 내고 △헌법 정신을 고양하고 온전히 회복하는 개헌 △엄밀히 정리된 헌법 전문 △주권자 중심의 국민 참여 개헌 △견제와 균형에 기반한 여야 합의 실천 △선거가 없는 시기에 차분하게 추진 등 개헌을 위한 5대 원칙을 제시했다.
이와 관련해 천준호 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국민의힘이 표결에 참석하지 않는 것은 결국 불법 계엄을 옹호하는 것"이라며 "내란을 막아낸 국민의 의지와 민주주의 수호의 역사에 대한 철저한 배신"이라고 지적했다.
본회의에 자리한 모든 의원들이 투표를 마친 뒤에도 한동안 국민의힘의 참여를 독려하던 우 의장은 결국 오후 4시 4분에 투표 불성립을 선언했다. 투표 불성립 선언 이후 우 의장은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다시 열어 개헌안을 상정하겠다고 밝혔다.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르기 위해서는 늦어도 10일까지 국회 본회의 문턱을 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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