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출신 교황 고객정보 변경 요청했다 '실패'한 사연 공개돼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고향이 미국 시카고인 레오 14세 교황이 즉위 후 은행에 등록된 고객정보를 변경하려고 시도하다가 본인이 교황이라고 신분을 밝히자 은행 직원이 장난 전화라고 오해한 나머지 통화를 끊어버린 사연이 공개됐다.
미국 일리노이주 네이퍼빌 소재 성 베드로와 바오로 성당의 선교단체 '사람 낚는 어부'가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레오 교황의 오래된 고향 친구 톰 매카시 신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이 선교단체 모임에서 "그(레오 교황)는 정말 겸손한 사람"이라며 이런 사연을 소개했다.
매카시 신부에 따르면 레오 교황은 즉위한 지 약 2개월 후 시카고에 있는 한 은행으로 전화를 걸어 전화번호와 주소 등 고객정보를 변경하려고 시도했다.
작년 5월에 교황이 돼서 거주지를 바티칸으로 아예 옮겼기 때문이었다.
교황의 고향 은행 계좌는 즉위 전에 개설됐으므로 '로버트 프리보스트'라는 본명으로 등록돼 있었다.
교황은 은행 직원에게 "네 맞습니다. 로버트 프리보스트 본인이고 (고객정보) 변경을 원합니다"라고 이름을 밝혔다.
은행 직원은 교황에게 고객 본인 확인을 위한 보안 질문 등을 여러 개 물어봤고, 교황은 모두 맞게 답했다.
그랬더니 은행 직원이 "죄송합니다만 고객님, 직접 내방하셔야 한다고 나옵니다"라고 말했고, 교황은 "제가 그렇게 할 수가 없는 상황인데요"라고 답했다.
그 후 잠시 옥신각신하다가 교황이 "제가 레오 교황이라고 말씀드리면 고려 사항이 될까요?"라고 말했고, 이 말을 들은 은행 직원은 장난 전화라고 오해하고 전화를 끊어버렸다.
레오 교황은 포기하지 않고 고향 친구이며 수도회 관구장을 지내 금융권 인맥이 있는 버니 시애나 신부에게 전화를 걸어서 도움을 요청했다.
시애나 신부는 아는 사람들을 통해 결국 은행장과 통화하는 데 성공했다.
은행장은 처음에는 은행 정책이 그렇다고 하다가 시애나 신부가 "그러면 다른 은행으로 교황님 계좌를 옮길 수밖에 없다"고 하자 금세 태도를 바꿔서 고객정보를 변경해주겠다고 했다.
매카시 신부와 시애나 신부는 레오 교황과 마찬가지로 아우구스띠노 수도회 출신이며 시카고에서 함께 오래 사목과 수도 생활을 해 와 40여년간 친분이 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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