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범 '리스트' 발매 투어…"화려함과 서정성 공존하는 작품들"
(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리스트의 드라마를 전달할 수 있다는 건 피아니스트로서 다양한 기교가 갖춰진 것이라고 볼 수 있죠. 리스트는 넘어야 할, 넘어서고 싶은 산처럼 느껴져요."
새 음반 '리스트' 발매와 함께 리사이틀 투어에 나서는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7)은 7일 신영체임버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작곡가이자 피아노 연주자인 프란츠 리스트에 대한 동경과 애정을 드러냈다.
3년 만에 나온 이번 앨범에는 '위안', '사랑의 꿈', '헝가리안 랩소디 제2번' 등 리스트가 작곡한 대표곡 외에도 베르디의 오페라를 바탕으로 한 '리골레토 패러프레이즈', 슈만의 '헌정' 등 편곡 작품이 다수 담겼다.
오는 15일 익산 예술의전당에서 시작하는 전국 투어에서는 리골레토와 헝가리안 랩소디 제2번 등 앨범에 포함된 작품과 함께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제20번이 연주된다.
선우예권은 앨범에 대해 "피아노로 하는 노래라고 생각했다"며 "첫 세 곡은 명상적 분위기를 불러일으키고 다음 세 개는 친밀하게 속삭이는 듯한 가곡이며, 악마적 오페라 곡들에 이어 '헝가리안 랩소디'가 피날레를 장식한다"고 설명했다.
리스트의 곡을 선택한 이유는 "화려함이 가득하면서도 인간성과 서정성이 있어서"라고 말했다.
선우예권은 "중학생 때부터 리스트에 애착을 가지고 있었지만 20대부터는 리스트 곡들을 치지 않았다"라며 "그러다가 앨범을 준비할 때 지금 내가 내는 소리와 터치감, 나의 색채와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피아노의 왕이라 불리는 리스트는 화려하고 감정적인 '거장'의 피아노 연주법을 개척했다. 작품 또한 이러한 성향대로 날카로운 기교가 돋보이며 남성적이고 명암이 뚜렷하다는 평을 받는다.
선우예권은 "리스트의 곡은 공기에 소리를 띄우는 듯한, 가벼운 질량의 소리를 낸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피아노를 칠 때 소리를 띄워서 낸다"며 "비눗방울이나 와인잔, 유리 같은 투명한 소리가 나와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리사이틀 투어에서 리스트와 슈베르트를 엮은 의미에 대해서는 "가곡의 왕이라고 불리는 슈베르트는 '노래'라는 앨범 주제와 맞고, 슈베르트의 가곡을 누구보다 깊이 알고 있었던 리스트가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슈베르트는 인간 내면의 순수한 감정을 노래하는 반면 리스트는 극적이고 다채로운 색감을 사용한다는 측면에서 대조를 줘 흥미로울 것이라 봤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 녹음은 독일 베를린에 있는 성당에서 진행됐다. 이 성당은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베를린 필하모닉과 녹음 작업을 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선우예권은 "처음 작업해 본 공간인데 적절한 울림 등 교회 특유의 음향과 공간감이 살아 있어서 굉장히 만족하면서 행복하게 녹음했다"고 말했다.
그는 "굉장히 잔잔한 서정성과 한꺼번에 몰아치는 감정들이 공존하는 앨범"이라며 "어떤 감정으로 받아들이실지 궁금하지만 좋아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선우예권은 지난 2017년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이래 꾸준한 연주와 음반 활동으로 입지를 다졌다. 2020년 첫 스튜디오 앨범 '모차르트'를 발매했으며 2023년에는 '라흐마니노프, 리플렉션'을 냈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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