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사태를 계기로 대통령의 계엄선포권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이 발의·공표돼 7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가운데, 국민의힘에서 "진짜 타도해야 할 괴물은 제왕적 의회"라며 "졸속꼼수 개헌 멈추고 의회 해산권부터 논의하라"는 주장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12.3 비상계엄 사태를 타산지석으로 삼자는 취지의 정부·여당 측 추진안과는 정반대 방향의 주장인 셈이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쓴 글에서 "오늘 본회의에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이 밀어붙이는 '꼼수' 개헌안이 기어이 상정된다"며 "저들은 '시대상 반영'이나 '계엄 통제'로 포장했지만, 정작 1987년 헌법의 가장 뼈아픈 병폐인 제왕적 의회 권력구조 문제는 쏙 빼놓은 기만적 촌극"이라고 주장했다.
나 의원은 "1987년 개헌은 오로지 '제왕적 대통령' 견제에만 집중한 나머지, 국회에 예산과 입법 등 막강한 권한을 몰아주는 기형적 구조를 탄생시켰다"고 주장하며 "지금 대한민국 국회를 보라. 거대 야당은 국회의장과 법사위원장을 독식하며 합의 정신을 완전히 짓밟았다. 견제와 균형은 붕괴됐고, 국회를 일당 맘대로 주무르는 통제 불능의 '의회 독재'가 일상이 됐다"고 비판했다.
나 의원은 이를 근거로 "의회 권력을 장악한 저들은 권력을 남용한다며 대통령은 거침없이 탄핵의 심판대에 세우면서도, 정작 자신들은 어떤 짓을 해도 4년 내내 해산되지 않는 통제 불능의 성역에 숨어있다"면서 "지금 우리가 진정으로 치열하게 논의해야 할 헌법 개정의 핵심은 민주주의의 탈을 쓰고 괴물이 되어버린 '제왕적 의회'를 어떻게 통제할 것인가에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가 권력 남용을 이유로 언제든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을 탄핵의 심판대에 세울 수 있다면, 헌정질서를 무너뜨리며 폭주하는 국회 역시 해산의 심판대에 설 수 있어야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완성된다"고 주장했다.
국회는 지난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당시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약 2시간40분 만에 본회의를 열어 헌법 77조 5항에 따른 계엄 해제 요구안을 가결시켰다. 윤 전 대통령은 내란우두머리죄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고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개혁신당·기본소득당·사회민주당 등 국민의힘을 제외한 전 원내정당은 지난달 3일 현행 헌법의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없이 (이를) 국회에 통고해야 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 해제를 요구한 때에는 대통령은 이를 해제해야 한다'는 조항을 각각 "계엄을 선포한 때에는 대통령은 지체 없이 국회에 통고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승인이 부결되거나 48시간이 될 때까지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때에는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 "국회가 재적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계엄의 해제를 의결한 때에는 계엄은 즉시 효력을 상실한다"고 개정하는 등 내용의 개헌안을 공동 발의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같은달 6일 국무회의를 열어 이 개헌안을 의결하고 공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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