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을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을 계기로 틀어진 중일 관계가 다카이치 총리의 발언이 나온 지 반년이 되도록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작년 11월 7일 중의원(하원)에서 야당 의원의 대만 유사시에 대한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해상 봉쇄를 풀기 위해 미군이 오면 이를 막기 위해 (중국이) 무언가 무력을 행사하는 사태도 가정할 수 있다"며 "전함을 사용해 무력행사를 수반한다면 존립위기 사태가 될 수 있는 경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결국 대만 유사시에는 일본이 개입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다.
이에 대만 문제를 중국의 내정이자 핵심 이익으로 강조해온 중국 정부는 발끈하며 일본에 여러 압력 조치를 가하는 실력 행사에 돌입했다.
중국인 관광·유학 자제령과 중국 내 일본 영화·공연 제한(한일령<限日令>),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 취소 등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일본에 군사 목적의 이중용도 물자(민간용으로도 군용으로도 활용 가능한 물자)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도 단행했다
특히 이중용도 물자 수출 금지는 희토류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규제 강도에 따라서는 일본 산업에 엄청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조치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군국주의 부활' 등의 표현을 써가며 국제사회에서 여론전도 펼쳐왔다.
중일 관계의 악화를 초래한 문제의 발언이 나온 지 7일로 반년이 됐다.
하지만 틀어진 양국 관계는 전혀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발언이후 반년간의 중일 관계를 점검하면서 "중국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고 양국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진 채"라고 진단했다.
오는 11월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양국 정상이 만날 수 있는 자리라는 점에서 사태 수습의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기대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막연한 기대일 뿐이다.
우익 성향 유권자에 지지를 받는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과의 대화는 열려있다"는 말을 반복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행동은 보여주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달 17일에는 해상자위대 소속 호위함이 대만 해협을 통과해 운항했다.
자위대 함정이 대만 해협을 통과한 것은 2024년 9월, 2025년 2월과 6월에 이어 이번이 4번째다
중국 외교부는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려는 위험한 음모를 드러냈다"며 "전례 없는 도발"이라고 반발했다.
산케이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과 관계 개선을 서두르지 않고 대체 공급망 구축을 통해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며 "양국 관계 개선에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미국을 비롯해 우방국과 중요 광물 등의 공급망 강화 협력에 힘쓰고 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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