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박강규 정치전문기자] 지선 D-27 전북도지사 선거가 ‘안개속’에 빠저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전격 제명된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예비후보가 7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번 사태를 중앙당 지도부의 “기획된 현직 지사 제거 작전”으로 규정하며, 당이 아닌 ‘도민 소속’ 후보로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전북도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공천 과정의 불공정성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대리기사비 지급 의혹에 대해 단 한 번의 소명 절차도 없이 12시간 만에 제명 처리가 이뤄졌다”며 “이는 기다렸다는 듯 현직 지사를 제거하고 특정 후보를 밀어주기 위한 ‘계산된 공천 정리’”라고 주장했다.
특히 친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원택 후보의 식사비 대납 의혹이 하루 만에 ‘무혐의’ 처리된 점을 언급하며, 민주당 공천 시스템이 계파 이익에 따라 고무줄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는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전북 지역 조국혁신당 양보설’과 맞물려 민주당 지도부를 향한 도민들의 불신을 자극하고 있다.
김 예비후보의 전략은 명확하다. 당적은 무소속이지만 자신이야말로 ‘민주당의 가치’를 지키는 진짜 후보라는 프레임이다. 그는 “민주당이 지켜온 공정과 원칙을 전북에서 다시 세우기 위해 나섰다”며 “선거 승리 후 당당히 복당해 민주당의 정의를 회복하는 상징적 사건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호남 특유의 ‘민주당 일편단심’ 정서를 고려한 전략적 포석으로 풀이된다. 무소속 출마의 거부감을 없애는 동시에, 지방선거 이후 8월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내 계파 지형이 재편될 때 복당하겠다는 ‘승리 후 귀환’ 시나리오를 제시한 것이다.
고시 3관왕(회계사·행시·사시) 출신의 ‘스펙형 정치인’으로서 김 예비후보가 가진 개인적 경쟁력도 무시할 수 없는 변수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하계올림픽 후보 도시 선정, 27조 원 투자 유치 등 자신의 성과를 조목조목 거론하며 ‘유능한 경제 지사’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여기에 광주·전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온 전북의 ‘정치적 자존심’을 건드린 지점도 정무적으로 날카롭다. “전북의 차세대 리더를 중앙당이 멋대로 제거했다”는 인식이 지역 사회에 확산될 경우, 민주당의 ‘공천=당선’ 공식이 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방선거를 불과 27일 남겨둔 시점에서 현직 지사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초유의 상황은 전북판을 넘어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김관영의 승부수는 단순한 생존 전략을 넘어 민주당 지도부의 리더십에 대한 전북도민의 직접 투표 성격을 띠게 됐다”며 “도민들이 ‘당의 결정’과 ‘현직 지사의 유능함’ 중 무엇을 택하느냐에 따라 호남 정치의 지형도가 송두리째 바뀔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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