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삼성전자(005930)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앞두고 '노노 갈등'이 악화되고 있다. 비(非)반도체 분야인 디바이스경험(DX) 부문 기반의 삼성전자노동조합 동행(이하 동행노조)이 공동전선에서 빠진 뒤 노조의 총파업 동력이 약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앞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의 '투명하게 바꾸고, 상한폐지 실현하자-4/23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연합뉴스
◆동행노조, 공동 대응 철회…공정대표의무 준수 촉구
7일 업계에 따르면 동행노조는 전날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 지부(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에 보낸 공문에서 "교섭 정보 공유 및 차별대우 금지 등 공정대표의무 준수 촉구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동행노조는 "과거 초기업노조는 과반 조합이라는 권한을 남용해 우리 노조의 의견을 고의로 무시·배제하거나 심지어 형법 제311조(모욕)에 해당하는 비하 등을 지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문 수령 후 합리적 이유 없이 교섭 정보나 상황 공유를 거부하거나 우리 노조 조합원들을 향한 불이익에 대한 발언, 비하 등이 지속되는 경우 노동위원회 시정신청 및 민·형사상 가능한 모든 법적 조치 및 강력한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행노조는 오는 8일 정오까지 양 노조의 공식 회신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약 2300명의 조합원 중 70%가 가전·스마트폰·TV 등 사업을 담당하는 DX 부문 소속이다. 동행노조는 초기업노조, 전삼노와 함께 지난해 11월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공동교섭단을 꾸렸다. 이후 사측과의 협상이 결렬되고 공동투쟁본부를 통해 대응해 왔다.
지난 4일 동행노조는 '2026년 임금교섭 공동교섭단 종료의 건'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보내고 공동교섭단 참여를 종료했다. 동행노조는 공동교섭단 참여 종료가 교섭대표노조로서 양 노조가 부담하고 있는 공정대표 의무 면제를 의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동행노조의 임단협 공동교섭단 탈퇴는 DX 부문 직원들의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노조가 반도체 부문(DS) 조합원만 고려한 성과급 요구를 사측에 제시했다며 노조 탈퇴가 확산되고 있다.
하루 100건에도 못 미치던 탈퇴 신청 건수는 하루 1100건 이상으로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퇴를 신청한 조합원 대부분은 가전과 모바일 사업부문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초기업노조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 조합원의 이해관계만 우선시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 초기업노조 조합원의 80%는 DS부문 소속이다. DS 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상한 없이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DX부문에 대해서는 별도의 요구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7만6000명을 넘어섰던 초기업노조 가입자 수는 7만3000명대로 급감했다.
3대 노조인 동행노조 탈퇴가 공동투쟁본부의 파업 동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파업 우려 목소리 커져…주주들, 법적 대응 예고
파업이 미칠 경제적 악영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신제윤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은 지난 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노사 모두가 설 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막대한 파업 손실과 고객 이탈로 회사의 가치가 하락할 경우 주주, 투자자, 임직원, 지역사회에 심각한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며 "수백억달러의 수출과 수십조원의 세수가 감소하고, 환율 상승 유발로 국내총생산(GDP)이 줄어드는 등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노조의 파업이 예고대로 오는 21일부터 내달 7일까지 18일간 이어진다면 최대 30조원 규모의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주들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주주 단체 '주주행동 실천본부'는 전날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서 현수막 시위를 열었다.
주주단체들은 노조의 파업을 입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불법 파업 시 노조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수막을 통해 "삼성 노조 파업은 경쟁국 반도체 기업들에 폭풍 성장 반사이익을 줄 뿐"이라며 "반도체 필수 공정 파업은 군대·경찰 파업보다 심각한 사안인 만큼 입법으로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다른 주주단체인 대한민국 주주운동본부는 불법 파업 참여 노조원 전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경고했다.
주주운동본부는 지난 4일 '삼성전자 파업 위기 대국민 호소문'을 통해 "노조의 불법 파업 강행에 따른 핵심 자산 훼손시 노조원 전원을 상대로 강력한 법적 조치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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