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고가 아파트 보유자들 사이에서 “지금은 파는 순간 세금 폭탄”이라는 말이 퍼지고 있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가 현실화되면서 매도 대신 증여를 고민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어나는 분위기다.
특히 수년 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매입한 강남권 아파트일수록 세금 부담이 급격히 커지면서 시장에서는 “차라리 자녀에게 넘기는 게 낫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는 10일부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다시 적용되면 서울 주요 지역 고가 아파트 보유자의 세금 부담은 이전과 전혀 다른 수준으로 올라간다.
실제로 2016년 10억원 안팎에 매입한 송파구 잠실엘스 전용 84㎡를 현재 시세인 33억원 수준에 매도할 경우, 2주택자는 양도세만 15억원을 넘게 부담해야 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단순 계산으로도 양도차익 상당 부분이 세금으로 빠져나가는 셈이다.
양도세 부담, ‘매도 포기’로 이어지는 강남 집주인들
이 같은 분위기에 시장에서는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서울 강남권 중개업소에는 “세금 계산 후 매도를 보류했다”는 집주인 문의가 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집값 상승 폭이 컸던 잠실, 대치, 반포 등 인기 지역일수록 양도세 부담이 커지면서 거래 자체를 미루는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특히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 축소도 다주택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보유 기간만 길어도 일정 부분 세금 공제를 받을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실제 거주 여부가 중요 기준이 되면서 절세 효과가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세무업계에서는 “예전처럼 오래 들고 있었다고 세금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가 아니다”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증여 상담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단순 매도보다 증여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게 계산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고가 아파트를 자녀에게 미리 이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올해 들어 빠르게 증가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른바 ‘부담부증여’에 대한 관심도 여전하다. 부담부증여는 전세보증금이나 대출 같은 채무를 함께 넘기는 방식으로, 전체 집값이 아니라 채무를 제외한 금액에 대해서만 증여세가 부과된다.
자녀가 채무를 승계하는 구조여서 세금 부담을 일부 줄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과거 강남권 고가주택 절세 전략으로 자주 활용됐다. 다만 현재 서울 대부분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부담부증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세보증금 승계 등이 사실상 거래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향후 규제가 완화되거나 토지거래허가제가 해제될 경우 부담부증여 수요가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세금 부담이 커질수록 거래 위축 현상은 더욱 심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특히 현금 여력이 충분한 자산가들은 급하게 매도하기보다 증여를 통해 장기 보유 전략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실거주 목적의 일반 매수자들은 시장에 나오는 매물 자체가 줄어들면서 원하는 지역에서 집을 구하기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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