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아프리카포럼서 전담 기구 'K-스포츠 개발협력단' 설립 등 제언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언어가 달라도 마음을 먼저 연결하는 스포츠의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의 근본적인 변화를 끌어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나왔다.
단순히 일회성으로 물자를 지원하는 원조 체계에서 벗어나 현지 미래 세대의 삶을 바꿀 수 있는 '스포츠 공적개발원조(ODA)'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라는 의견이다.
남수단 축구 국가대표팀 총감독 출신 임흥세(70) 남수단 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은 7일 국회 아프리카포럼(회장 이헌승 의원)이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연 제104차 정기세미나에서 이같이 제언했다.
최근 방한한 그는 '아프리카를 달리는 축구공'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21세기 스포츠는 단순히 운동이 아니라 다양한 문화 교류와 교육의 뿌리"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인공지능(AI)·문화 ODA와 별도로 스포츠 ODA 영역도 고민할 때"라고 말했다.
임 부위원장은 약 20년 전 축구공 하나만을 들고 아프리카 대륙으로 건너가 현지 유소년들을 이끌었던 생생한 경험담을 소개하면서 스포츠가 가진 외교적·사회적 영향력을 강조했다.
그는 "축구공 하나가 아이들의 삶을 바꾸었듯 스포츠의 힘이 한국의 미래와 개도국의 희망을 연결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전담 기구 'K-스포츠 개발협력단'(가칭) 설립과 '스포츠 ODA 법' 제정 등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스포츠 ODA'를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 은퇴한 스포츠 스타와 전문가를 교육해 아프리카 등 개도국에 파견하고, 스포츠를 통해 교육·문화·보건·산업을 발전시키는 한국형 외교 프로그램으로 정의했다.
정부 부처나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이 자체적으로 진행하는 무상원조 방식이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가 별도로 K-스포츠 개발협력단을 만들어 현지 정부와 학교, 단체 등과 소통하면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그는 물품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현지 스포츠 인프라 구축과 지도·코칭·심판 등도 지원하는 한국형 스포츠 시스템 전파를 염두에 둔다. 청소년 인성과 진로·건강 지원뿐만 아니라 문화 교류와 지역사회 통합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고 본다.
임 부위원장은 국내 은퇴 선수들에게는 해외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도국에는 자립할 수 있는 스포츠 생태계를 구축하는 상호 호혜적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그는 스포츠 ODA 실무 모델을 현장에서 적용하고 있다.
2024년부터 프랜차이즈 기업 훌랄라그룹의 후원으로 축구장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총 10개 건립이 목표로, 남수단에 이어 오는 7월 가나에 2번째 축구장 건립이 이뤄진다.
이날 강연 이후 이어진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실무적인 정책 대안들이 논의됐다.
외교부 출신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건 의원(아프리카포럼 사무총장)은 과거 코이카가 운영한 '정부 파견 의사'(정파의) 제도의 성과를 소개하며 이를 모델로 한 '정부 파견 스포츠 감독'(가칭 정파스) 신규 사업을 제안했다.
김 의원은 "외교부가 스포츠 ODA 시작을 위해 관련 사업을 추진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국제개발협력기본법 개정을 통해서는 스포츠 ODA 개념을 정식으로 규정할 수 있다. 계속 팔로우업(추적) 하겠다"고 말했다.
이헌승 의원은 "스포츠 ODA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됐다"며 "아프리카와 협력이 경제적 교류를 넘어 미래 세대를 함께 키워가는 연대의 과정이라는 점을 생각해보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여야 의원들도 이번 세미나에서 제기된 스포츠 ODA 화두에 깊은 공감을 표하며, 제22대 국회에서 실질적인 예산 확보와 정책적 지원 방안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로 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더불어민주당 김주영 의원, 국민의힘 이헌승·김건·조배숙 의원, 조국혁신당 백선희 의원이 참석했다.
유병현 외교부 아프리카2과장, 한·아프리카재단 김현영 대외협력부장·조혜정 교육홍보부장, 육은아 희림건축사무소 아프리카중동사업본부장, 김천수 대륙아주 파트너변호사, 김성진 연합뉴스 글로벌문화교류단 우분투콘텐츠팀장 등도 함께했다.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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