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 전쟁 여파로 촉발된 물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석유류 등 주요 품목의 매점매석 행위에 칼을 빼 들었다. 이를 위해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 조치를 두 달 더 연장하고 적발 시 물품 압수와 과징금 부과 등 전방위적인 강력 제재를 가하기로 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8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당초 3월 13일부터 5월 12일까지 시행할 예정이었던 ‘석유제품 매점매석행위 금지 등에 관한 고시’는 오는 7월까지 2개월 연장돼 적용된다.
구 부총리는 “최고가격제를 빌미로 판매를 기피하는 부정행위가 없도록 포상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과징금을 신설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부는 위반 행위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할 방침이다. 현행 물가안정법에 따르면 금지된 매점매석 행위 적발 시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으며 불법 취득한 물품은 전량 몰수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주사기 등 일부 품목의 매점매석 움직임을 강하게 비판하며 ‘물량 몰수’를 직접 지시한 만큼 재경부는 현행법상 부재한 과징금 부과 규정까지 신속하게 도입해 제재의 강도와 실효성을 대폭 높일 계획이다.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정부의 다각적인 조치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6%를 기록했지만 급등한 석유류를 제외할 경우 실제 물가 상승률은 1.8% 수준으로 안정적인 수치를 보였다. 구 부총리는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물가 상승 폭을 약 1.2%포인트가량 낮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동 전쟁 전후인 올해 2~4월 국제 유가가 73.9% 폭등했음에도 국내 가격 인상률은 최고가격제의 방어 효과에 힘입어 16.6%에 그친 것으로 분석됐다.
원활한 물자 수급을 위한 물류 및 통관 지원도 한층 두터워진다. 관세청은 중동 사태 종료 시까지 한시적으로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 운송선의 선박 검색 지정을 면제하고 항내 정박 장소 이동 신고를 생략하는 등 통관 절차를 대폭 간소화해 물류 지연을 미연에 방지하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이날 저녁 7시에 국제유가 추이와 소비량, 민생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5차 석유 최고가격을 발표할 예정이다. 아울러 국민 건강과 직결된 의료제품의 매점매석을 철저히 단속하고, 혈액투석 의원 등 필수 의료 현장에 주사기 97만개를 우선 공급해 의료 공백을 철저히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업계와 협력해 5월 한 달간 4천300여개 품목에 대한 대규모 할인 행사도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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