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는 사업 부실관리…휴게소 입찰 정보 유출 정황도
국토부, 세무조사·수사 의뢰…"고착화된 카르텔 없앨 것"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한국도로공사(도공)의 퇴직자단체인 도성회가 고속도로 휴게소 수익 배당금을 회원들에게 경조금으로 분배하고 수년간 탈세를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관리해야 할 도공은 휴게소 입점업체 선정에서 도성회 자회사에 특혜를 제공하고 입찰 정보를 유출한 정황이 포착됐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월부터 도성회와 도공을 대상으로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 적정성 등에 대해 실시한 감사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도성회는 1984년 설립된 도공 퇴직자 단체로 2024년 말 기준 퇴직자 2천80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돼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도성회는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시설 운영사업에 참여시킨 뒤 수익금을 셀프 배당받아 이를 경조금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지급했다.
이는 비영리법인이 비영리 목적으로만 설립될 수 있고 이익 분배를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는 제도의 근본 취지에 반한다고 국토부는 지적했다.
도성회는 최근 10년간 연평균 8억8천만원의 배당금을 받아 약 4억원을 경조금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고희·희수 등 축하금 1억500만원, 일반 생일 축하금 8천300만원, 축·조의금 7천400만원, 기념품 1억3천만원 등이었다.
이 과정에서 도공 퇴직자들이 납부하는 회비는 전액 예금으로 적립됐고 사용되지 않았다.
국토부는 "회원 1명당 회비 납부액이 55만원, 수령액은 244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납입한 회비 대비 최소 4배 이상을 경조금으로 수령 가능한 구조"라고 꼬집었다.
탈세 정황도 포착됐다. 이렇게 분배한 수익금을 과세 대상 소득으로 신고해야 함에도 이를 비영리법인 고유목적사업에 사용한 것으로 처리해 매년 4억여원을 탈루했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도성회가 자회사 H&DE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공익적 목적사업 관련 활동은 전혀 하지 않은 채 도공 퇴직자들의 이익집단 역할에만 전념했다"고 지적했다.
도공은 지난해 혼합민자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성회 측에 특혜를 제공한 정황이 적발됐다.
이 시범사업은 노후화한 휴게시설 4곳을 대상으로 민간이 공사비를 투자하고 리모델링하면 15년간 운영을 맡는 사업이다.
기존에 도공은 휴게시설 임대 운영권을 입찰할 때 동일한 기업집단을 하나로 보고 계열사 한 곳만 입찰하도록 해왔으나, 이번 사업에서는 동일 기업집단 내 계열사를 별개 기업으로 인정하면서 도성회가 주유소 운영권을 추가로 얻는 결과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사업 타당성 연구용역 상황, 입찰 일정, 가격 정보 등 휴게소 운영권 입찰 관련 정보를 도성회 측으로 유출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됐다.
아울러 시범사업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H&DE가 투자 금액도 확정하지 않은 채 리모델링 공사에 착수했는데 도공은 아무런 조치 없이 이를 방치했다.
이 밖에도 도공은 2015년 서창 방향 문막휴게소 운영방식을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H&DE가 입찰 없이 6년 6개월간 휴게소 내 편의점 등을 운영하도록 했다.
국토부는 도성회에는 정관 개정 등 시정조치를 요구하는 동시에 수익금 분배 과정에서 발생한 탈세 의혹에 대해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도공에는 재정경제부의 승인과 투자금액 확정 절차를 거친 뒤 혼합민자 시범 사업을 추진하도록 했고 사업관리를 부실하게 한 관련자 징계도 요구했다.
도공과 도성회 자회사 간 특혜 계약과 입찰 정보 유출 등 의혹에 대해선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이번 감사 결과는 도공과 그 퇴직자, 휴게소 운영사 간에 수 십년간 고착화된 카르텔을 일소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휴게시설 운영구조 개혁 작업을 신속하고 철저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납품대금 미지급 등 휴게소 내 불공정행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고 도공의 휴게소 운영사 관리실태도 감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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