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세대로 갈아탈 걸”…5세대 실손 전환기, 혼선에 민원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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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로 갈아탈 걸”…5세대 실손 전환기, 혼선에 민원까지

투데이신문 2026-05-07 10:55: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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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사 내용과는 무관한 자료 사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5세대 실손의료보험 출시 이후 일부 기존 가입자들 사이에서 4세대 전환 기회를 놓쳤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5세대 실손은 보험료 부담 완화를 내세웠지만 일부 비급여 보장이 축소돼 기존 가입자의 전환 유인이 크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보험사별 전환 일정까지 달랐던 만큼, 전환 마감 시점에 대한 안내가 더 구체적으로 이뤄졌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5세대 실손 출시와 맞물려 4세대 전환 마감 안내를 둘러싼 소비자 혼선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가입자는 보험사 고객센터와 금융감독원에 “4세대 전환 마감일을 충분히 안내받지 못했다”는 취지의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각 보험사의 시스템 전환일은 5월 1일부터 7일까지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보험사는 5월 초부터 5세대 체계로 전환한 반면, 다른 보험사들은 5월 6일 전후로 적용 시점이 잡히는 등 회사별로 최대 일주일가량 차이를 보였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5세대 출시일뿐 아니라 가입 보험사의 4세대 전환 마감 시점도 중요한 정보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사별 일정이 달랐던 만큼 일부 가입자들은 전환 가능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혼선을 겪은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에 거주하는 50대 김모씨도 최근 부모의 실손보험 전환을 알아보던 중 이미 기존 전환 시스템이 종료됐다는 안내를 받았다. 김씨는 “5세대 출시 소식은 접했지만, 보험사마다 4세대 전환 종료일이 다른 줄은 몰랐다”며 “부모님 보험료 부담 때문에 전환을 알아보던 중 이미 마감됐다는 안내를 받아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5세대 실손 도입은 금융당국 발표와 언론 보도를 통해 사전에 예고됐다. 출시 직전 보험업계와 설계사 채널에서는 4세대 전환을 권유하는 마케팅도 적지 않았다. 다만 보험사별 적용 시점이 달랐던 만큼, 일부 가입자들은 정작 본인이 가입한 보험사의 4세대 전환 마감일은 알기 어려웠다고 호소하고 있다.

출시일 알았지만…‘내 보험사 마감일’ 알기 어려워

실손보험 개편은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의 오래된 과제다.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이 보장하지 않는 본인부담금과 비급여 의료비를 보완하는 대표적인 민간 의료보험이다. 그러나 일부 비급여 의료 이용 증가로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보험료 인상 부담이 전체 가입자에게 전가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5세대 실손보험은 이 같은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도입됐다. 보험료를 낮추는 대신 비급여 보장을 중증과 비중증으로 나눠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도수치료·체외충격파 등 일부 비중증 비급여 항목은 보장이 축소되거나 자기부담률이 높아지는 구조다. 금융당국과 보험업계는 이를 통해 비급여 과잉진료를 줄이고 장기적으로 보험료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제도 개편의 큰 방향이 알려졌더라도, 소비자가 실제 판단에 필요한 정보는 더 구체적이었다는 점이다. 기존 가입자가 4세대 전환을 검토하려면 전체 출시일보다 자신이 가입한 보험사의 전환 마감일, 시스템 종료 시점, 전환 후 철회 가능 여부 등을 알아야 했다.

특히 고령 가입자의 경우 정보 접근성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언론 보도나 설계사 마케팅에 익숙한 소비자라면 5세대 도입과 4세대 종료 가능성을 인지했을 수 있지만, 고령층이 자신의 계약 세대와 전환 가능 시점을 직접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면 보험사가 모든 가입자에게 4세대 전환을 일괄 안내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4세대 전환이 모든 가입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라며 “가입자의 연령, 병력, 보험료 부담, 의료 이용 패턴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질 수 있어 특정 세대 전환을 적극 권유할 경우 불완전판매 논란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싸져도 망설인다”…4세대 전환 수요 남은 이유

5세대 실손보험은 보험료 인하를 앞세웠지만, 기존 가입자들의 전환 유인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5세대가 보험료를 낮춘 대신 보장을 줄인 상품이라는 인식이 형성되면서, 4세대 전환 기회를 놓친 데 대한 아쉬움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출시 직전 온라인상에서는 1세대·4세대·5세대 실손을 비교하며 4세대 전환을 권하는 글도 공유됐다. 해당 글은 5세대의 보험료 할인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자기부담 구조 변화로 실질 보장 체감도가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4세대 실손은 보장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고, 1세대에서 전환한 경우 일정 기간 철회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으로 제시됐다.

다만 4세대 실손을 절대적 대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재가입 주기가 도래하면 그 시점에 판매 중인 실손보험 구조를 따라야 하는 만큼, 장기적으로 동일한 보장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쟁점은 특정 세대 상품의 우열보다 소비자의 선택 과정에 있다. 가입자가 세대별 보장 차이와 재가입 조건, 보험사별 전환 가능 시점을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판단할 수 있었는지가 핵심이다.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이주열 교수는 “5세대 실손보험은 금융당국과 보험업계가 세밀하게 설계한 측면은 있지만, 기존 가입자를 움직일 유인은 크지 않다”며 “소비자는 드물게 발생하는 중증 질환보다 자주 이용하고 보상받는 항목을 기준으로 보험의 효용을 판단한다. 경증·비급여 보장이 약화된 만큼 전환이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손보험은 공보험의 빈틈을 보완하기 위해 가입하는 사보험인 만큼 비급여 보장을 줄이고 중증 보장을 강화하는 방식은 소비자 기대와 어긋날 수 있다”며 “보험사 손해율 보전용 상품이라는 인식이 강해진 점도 홍보 과정상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부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도 “정부가 제도 개편을 발표했고 시장에서 전환 마케팅까지 이뤄진 만큼 안내가 전혀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면서도 “문제는 정보가 존재했는지가 아니라, 고령 가입자나 보험 이해도가 낮은 소비자가 실제로 선택할 수 있는 형태로 전달됐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실손보험처럼 가입자 규모가 크고 세대별 유불리가 복잡한 상품은 단순 공지보다 소비자별 선택지를 이해시키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보험사에 모든 전환 책임을 묻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전환 가능 시점과 상품 변화에 대한 표준화된 안내 체계는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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