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한스경제 고예인 기자 | 삼성전자가 스마트워치를 활용해 돌연 실신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가능성을 세계 최초로 입증했다. 갤럭시 워치가 단순 운동·수면 관리 기기를 넘어 실제 질환 위험을 감지하는 ‘예방형 의료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는 중앙대학교광명병원과 공동 진행한 임상 연구에서 갤럭시 워치의 생체신호 분석 기술을 활용해 ‘미주신경성 실신(VVS)’을 조기에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유럽심장학회(ESC)가 발행하는 국제 학술지인 ‘European Heart Journal-Digital Health’ 최신호에 게재됐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긴장이나 스트레스 등으로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며 순간적으로 의식을 잃는 증상이다. 예고 없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낙상과 골절 심할 경우 뇌출혈 등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환자 상당수가 전조 증상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해 일상생활 중 갑작스러운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점에서 의료 현장에서도 관리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신 5분 전 감지”…웨어러블 의료 가능성 입증
이번 연구는 중앙대학교광명병원 순환기내과 조준환 교수 연구팀이 미주신경성 실신이 의심되는 환자 132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Samsung Galaxy Watch6를 착용시킨 상태에서 기립경사 검사(Head-Up Tilt Test)를 실시했다. 해당 검사는 환자의 자율신경계 이상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실신 상황을 유도·재현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갤럭시 워치6에 탑재된 광혈류 측정(PPG) 센서를 통해 심박변이도(HRV)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한 뒤 AI 알고리즘으로 분석한 결과 실신 발생 약 5분 전에 위험 징후를 예측하는 데 성공했다.
예측 정확도는 84.6%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는 환자가 실신 직전 스스로 앉거나 눕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주변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골든타임’을 제공해 낙상 사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준환 중앙대광명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실신의 평생 누적 유병률은 약 40%에 달하며 이 가운데 3분의 1은 반복적인 실신을 경험한다”며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위험을 실시간 감지할 수 있다면 사고 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 패러다임 변화”…삼성의 AI 웨어러블 전략 주목
업계에서는 이번 연구를 삼성전자의 디지털 헬스 사업 확대 전략과 연결해 해석하고 있다.
그동안 스마트워치 시장 경쟁이 운동 기록과 디자인 중심이었다면 최근에는 실제 의료·건강 관리 기능 경쟁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수면 관리 혈관 스트레스 측정 항산화 지수 분석 등 건강 모니터링 기능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출시된 Samsung Galaxy Watch8에는 스마트워치 최초로 항산화 지수 측정 기능이 탑재됐다. 사용자의 체내 카로티노이드 농도를 약 5초 만에 측정해 과일·채소 섭취 수준을 분석하는 기능이다.
수면 패턴 분석을 통해 최적 취침 시간을 제안하거나 수면 중 혈관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기능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삼성전자 MX사업부 디지털헬스팀 최종민 상무는 “이번 연구는 웨어러블 기술이 단순 사후 관리가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 헬스케어로 전환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향후 갤럭시 워치를 기반으로 예방형 건강관리 솔루션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향후 스마트워치가 병원 진단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AI 기반 개인 건강 플랫폼으로 발전할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 진입과 만성질환 관리 수요 증가 속에서 웨어러블 의료 시장 경쟁 역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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