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시대 불편한 진실③]MBK 논란이 번진 이유는 '사업 방식' 자체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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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시대 불편한 진실③]MBK 논란이 번진 이유는 '사업 방식' 자체에 있다

폴리뉴스 2026-05-07 10:00:44 신고

네파 안유진 화보컷[사진=네파]
네파 안유진 화보컷[사진=네파]

MBK파트너스를 둘러싼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홈플러스 하나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시장은 최근 MBK가 관여한 여러 사업과 투자 사례를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서 보기 시작했다. 각각의 사안은 성격이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질문은 비슷하다. "기업의 장기 경쟁력보다 투자 회수와 재무 효율성이 우선된 것 아니냐"는 의심이다. 홈플러스 사태는 그 의문이 폭발한 계기였을 뿐, 이미 시장 내부에서는 MBK식 투자 방식 전반에 대한 피로감과 경계심이 쌓이고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홈플러스다. 홈플러스 논란의 핵심은 단순한 실적 악화가 아니다. 유통 산업이 온라인 중심으로 급변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미래 투자와 구조 혁신이 이뤄졌는지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됐다. 오프라인 대형마트 산업은 오래전부터 성장 둔화가 예고됐지만, 시장에서는 홈플러스가 공격적인 체질 개선보다 재무 안정성과 현금 확보 중심 운영에 치우쳤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결국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논란은 "경영 실패" 수준을 넘어 "사모펀드 구조 자체의 문제"로 확대됐다.

특히 홈플러스 사태가 금융권과 협력업체, 채권시장 불안으로까지 이어지면서 MBK에 대한 시선은 급격히 악화됐다. 과거에는 사모펀드 리스크가 투자자 내부 문제로 여겨졌다면, 이제는 사회 전체로 충격이 번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수익은 펀드가 가져가고, 충격은 시장이 떠안는 구조 아니냐"는 비판까지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MBK를 둘러싼 논란은 홈플러스에서 끝나지 않는다. 최근 가장 치열한 갈등이 벌어진 곳 중 하나는 고려아연이다. MBK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전에 뛰어들며 국내 산업계 전반에 거대한 충격을 던졌다. 단순한 경영권 분쟁 수준이 아니라 국가 핵심 산업과 공급망 문제까지 연결됐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단순한 비철금속 회사가 아니다. 아연·납 제련뿐 아니라 희소금속과 이차전지 소재 공급망 측면에서도 전략적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기업이다. 이런 기업에 대해 사모펀드가 공격적으로 경영권 확보에 나서자 산업계에서는 우려가 빠르게 확산됐다. 특히 시장에서는 "국가 전략 산업 기업이 단기 수익 중심 논리에 종속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강하게 제기됐다.

물론 MBK 측은 기업가치 제고와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투자라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MBK가 보여준 과거 사례들이 "장기 산업 투자자"보다는 "재무적 수익 극대화 투자자" 이미지에 더 가까웠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사태에서도 가장 큰 우려는 기술 경쟁력이나 장기 산업 전략보다 배당, 자산 활용, 지배력 확보 같은 재무 논리가 우선될 가능성이었다.

롯데카드 역시 MBK 논란에서 빼놓기 어려운 사례다. MBK는 우리은행과 함께 롯데카드를 인수한 뒤 지속적으로 매각 가능성이 거론돼 왔다. 문제는 카드업 자체가 이미 성장 정체와 규제 강화, 조달 비용 부담 확대라는 구조적 압박에 놓여 있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사는 장기 투자와 건전성 관리가 핵심인데, 시장에서는 사모펀드 체제 아래 금융회사가 단기 수익성과 회수 전략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우려해왔다.

특히 금융사는 제조업과 다르다. 소비자 신뢰와 금융 안정성이 핵심 자산이다. 따라서 사모펀드가 금융사를 보유할 경우 단순한 수익성뿐 아니라 시장 안정성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 홈플러스와 롯데카드를 둘러싼 연결 구조 논란이 시장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여진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실제 문제 여부를 떠나, 동일 투자자 아래 여러 기업과 금융사가 얽혀 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시장은 이해상충 가능성을 의식하게 된다.

네파 사례 역시 MBK 논란의 연장선에서 자주 언급된다. MBK는 과거 네파 투자 과정에서도 시장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패션 산업 변화 속에서 브랜드 경쟁력 유지가 중요했지만, 시장에서는 장기 브랜드 육성보다 투자 회수 관점이 우선된 것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했다. 물론 산업 환경 악화 자체는 분명한 변수였지만, 최근 들어 MBK가 관여한 여러 기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공통 키워드는 비슷하다. 재무 효율화, 현금 흐름, 회수 전략, 매각 가능성 같은 표현들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는 이제 MBK를 단순한 투자회사로 보지 않는다. 한국 산업 전반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거대 자본으로 보기 시작했다. 문제는 영향력이 커진 만큼 책임 요구 수준도 달라졌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투자니까 실패할 수도 있다"는 논리가 어느 정도 통했지만, 이제는 그 실패의 충격이 금융시장과 산업 생태계 전체로 번질 수 있다는 현실이 드러났다.

특히 MBK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는 이유는 단순히 '돈을 벌었다'는 사실 때문이 아니다. 시장은 점점 더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었는가"를 보기 시작했다. 기업 경쟁력을 키워 성장시킨 결과인지, 아니면 비용 절감과 자산 활용, 재무 구조 운영을 통해 수익률을 높인 것인지에 따라 평가가 달라지고 있다.

물론 사모펀드 전체를 악으로 보는 시각은 경계해야 한다. 실제로 국내 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사모펀드가 수행한 역할도 적지 않았다. 문제 기업 정상화와 자금 공급 기능 역시 존재한다. 하지만 MBK 사례를 계기로 시장이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대형 사모펀드는 이미 공공성 논쟁을 피할 수 없는 수준까지 영향력이 커졌다"는 사실이다.

특히 국민 생활과 밀접한 유통기업, 금융회사, 국가 전략 산업 기업까지 광범위하게 투자하는 상황에서는 단순한 사적 투자 논리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영역이 생긴다. 기업 하나가 흔들릴 때 그 충격이 협력업체, 소비자, 금융시장, 산업 공급망 전체로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MBK 논란의 본질은 개별 투자 실패 여부가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한국 자본시장이 지금까지 사모펀드의 영향력 확대 속도를 따라갈 만큼 충분한 감시와 책임 체계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홈플러스는 그 문제를 폭발적으로 드러낸 사건이었고, 고려아연과 롯데카드 논란은 시장이 더 이상 이를 개별 사례로 보지 않는다는 신호다.

이제 시장은 단순한 투자 수익률보다 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대형 사모펀드는 어디까지 사적 투자자인가.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공적 책임을 함께 져야 하는 존재가 되는가. MBK 논란은 결국 그 경계선을 둘러싼 싸움이 되고 있다.

[폴리뉴스 정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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