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산업통상부가 한미 무역 합의에 따른 한국의 첫 대미(對美) 투자 발표 시점을 다음 달로 못 박으며, 미국의 대중(對중) 견제 속에서 통상 리스크 관리에 나섰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프로젝트 같은 경우 대미투자특별법이 6월 이후 시행되기 때문에, 법 시행 이후 그런 것에 관해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3월 12일 국회를 통과한 ‘한미 전략적 투자 관리를 위한 특별법’(대미투자특별법)은 오는 6월 18일 시행된다.
김 장관은 한미 간 합의에 따라 한국이 약속한 첫 대미 투자 프로젝트가 무엇이 될지에 대한 질문에는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특히 미 루이지애나주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터미널 건설 사업이 1호 투자로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에 대해 “루이지애나 프로젝트가 (검토 대상에)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그게 1호가 될 수 있을지 없을지 아직 말할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구체 사업이 내정돼 있더라도 법적·절차적 요건이 정비된 뒤에야 공식 발표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일본보다 대미 투자 이행이 늦어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장관은 속도 경쟁론을 경계했다. 그는 “지금 절차들이 실무진 간에 긴밀히 협의 중이어서 투자가 지연되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우리가 시작 자체가 일본보다 늦은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체적인 사업은 발표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고, 구체적으로 실행돼야 하는 부분”이라며 “(한국이) 일본보다 과연 늦다고 할 수 있을지도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단순 발표 시점이 아니라 실제 집행과 성과가 중요하다는 점을 부각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장관은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일본 등을 상대로 진행 중인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와 관련해 관세 부담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그는 301조 조사 목적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위법 판결이 내려진 상호관세) 15%를 다시 복원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조사 결과에 따른 미국 측 조치가 그 범위 내에 있지 않을까. 그 범위 내에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추가 관세가 옛 상호관세 수준인 15%를 넘지 않도록 협상·설득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김 장관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측과도 301조 조사 문제를 직접 논의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와 301조 조사와 관련해 적절히 얘기할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 행정부와의 고위급 채널을 활용해 관세 리스크를 조기에 관리하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김 장관은 앞서 캐나다 오타와를 찾아 멜라니 졸리 산업부 장관, 팀 호지슨 에너지·천연자원부 장관을 만나 캐나다 잠수함 사업 수주를 위한 캐나다 정부의 관심과 지지를 요청한 뒤 워싱턴으로 이동했다. 워싱턴에서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과 한미 전략적 투자 예비 협의를 진행하고, 연방의회 인사들을 상대로 대미 투자와 통상 현안을 둘러싼 의견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한국 정부가 대형 방산·에너지 사업과 대미 투자를 연계한 ‘패키지 외교’로 북미 시장 공략과 통상 리스크 완화를 동시에 노리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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