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안중열 기자] 미국과 이란 간의 해묵은 군사적 대립이 ‘종전 합의’라는 극적인 반전을 맞이하면서 뉴욕 증시가 축포를 터뜨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일주일 내 양해각서(MOU) 체결 가능성을 시사하자,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에 목말랐던 시장은 일제히 환호하며 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선 타격 후 협상’ 통했나…중동 질서 재편하는 ‘뉴 딜’ 가시화
6일(현지 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24% 오른 4만9910.59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5만선을 돌파하며 심리적 저항선을 두드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2% 급등한 2만5838.94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46% 상승한 7365.10을 기록하며 나란히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시장 반등의 방아쇠는 백악관에서 당겨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PBS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란과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매우 크며, 14일 중국 방문 전 결론이 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가질 수 없고 가져서도 안 된다”며 “지난 24시간 동안 이란 측과 매우 좋은 대화를 나눴고, 핵 포기 등 핵심 현안에 뜻을 같이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CNN과 악시오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이번 ‘빅딜’의 골자는 이란의 고농축 우라늄 미국 반출 및 핵시설 가동 중단과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전면 해제를 맞바꾸는 실리 외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해제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지며 글로벌 공급망 마비 우려를 불식시켰다.
◇유가는 ‘급락’ 반도체는 ‘급등’…옥타곤 준비하는 백악관
전쟁 종식 기대감은 실물 경제 지표를 즉각 흔들었다. 중동의 지정학적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브렌트유는 전일 대비 7.83% 폭락한 배럴당 101.27달러,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7.03% 하락한 95.0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인플레이션 압력의 핵심인 에너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자 시장의 시선은 다시 성장주로 향했다. 특히 반도체 기업 AMD는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 기대감과 호실적에 힘입어 18% 넘게 폭등하며 나스닥의 상승 랠리를 주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를 압도적 무력시위로 종결지은 ‘소규모 충돌’로 규정하며 사실상 승전 선언에 나섰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통화에서 “모든 절차를 끝내는 데 일주일이면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군사적 긴장감이 사라진 백악관에는 축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UFC 간판선수들을 집무실로 초청해 내달 14일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열릴 ‘백악관 UFC 대회’를 홍보했다. 자신의 80세 생일과 미국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옥타곤을 설치하겠다는 파격적인 행보는 중동 평화 정착이라는 외교적 성과를 정치적 자산으로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14일, 이곳에서 전사들을 만나겠다”고 강조하며 화려한 승전보를 예고했다. 다만 이란 측의 공식 입장이 아직 나오지 않은 만큼, 최종 서명까지의 세부 조율이 시장의 마지막 변수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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