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8∼9일 전승절 휴전 선언
우크라는 '6일 0시부터'…휴전 실현 미지수
(서울·이스탄불=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기념일(전승절·5월 9일)을 앞두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각각 자체적인 휴전 일정을 선언했으나 양측의 공방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 당국은 자체적으로 발표했던 휴전 발효 시점인 키이우 시간 6일 0시(한국시간 오전 6시) 이후에도 러시아군이 자포리자의 기반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에 따르면 6일 0시 이후에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았다는 러시아 측 보고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당국 발표에 따르면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지정한 휴전 발효 시점이 되기 전인 5일에 폴타바, 하르키우, 도네츠크, 드니프로, 자포리자, 헤르손, 오데사, 체르니히우, 수미 등 지역을 공격했다.
특히 드니프로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은 휴전 발효 시한이 몇 시간 남지 않은 5일 밤에 이뤄졌다.
이고르 클리멘코 내무부 장관은 5일 공격으로 27명이 사망하고 최소 120명이 다친 것으로 파악됐다고 5일 밤 발표했으며, 나중에 동부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의 사망자 집계가 5명에서 6명으로 늘어나면서 전국 사망자 집계치는 28명으로 늘었다.
이는 최근 몇 주 사이에 하루 동안 사망자가 가장 많이 나온 사례다.
러시아 측이 2014년부터 지배하고 있는 크림 지역 당국은 5일 우크라이나군의 드론 공격으로 민간인 5명이 숨졌다고 6일 이른 시간대에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군이 전술기, 공격용 무인기(드론), 미사일, 포병대 등을 동원해 우크라이나의 고정익 드론 조립공장, 연료 저장소, 우크라이나군 및 외인 용병 주둔지 등 156개 표적을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또 러시아군이 격전지인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의 코스티안티니우카, 드루즈키우카와 자포리자, 수미 등지에서도 우크라이나 부대를 격파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공세는 오는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광장에서 치러지는 전승절 열병식이 우크라이나군 드론의 공격을 받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한 경고성 의도일 가능성이 있다.
앞서 지난 4일 러시아 국방부는 전승절을 맞아 오는 8∼9일에 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크라이나도 이번 휴전 계획에 응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도 "만일 우크라이나 정권이 전승절 기념행사를 방해하려는 범죄적인 계획을 실행에 옮긴다면 러시아군은 키이우 중심가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전승절 등 기념행사를 전통적으로 대규모로 치러왔으나 올해는 첨단 무기 전시 등은 하지 않기로 하는 등 행사를 축소했고, 5일 오전부터 전승절 당일인 9일까지 모스크바 시내의 무선인터넷을 끊기로 했다.
이는 전승절 기념행사에 우크라이나군이 드론 공격 등을 가할 것을 우려한 보안 조치로 풀이된다.
당시 러시아의 일방적 휴전 계획 발표에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일 0시부터 휴전하겠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행동하겠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과거에도 몇 차례 단기 휴전을 선언해놓고도 실제로는 공방을 계속하면서 실효성 있는 휴전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이날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성명에서 "러시아군이 어제 드니프로, 자포리자, 크라마토르스크 등 우리 도시와 마을을 잔혹하게 공격한 데에 이어 오늘 하루 종일 적극적인 적대행위와 테러 포격을 계속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러시아의 이런 행보는 휴전과 인명 구조를 막겠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오전 10시 현재 러시아군이 포격, 공격 시도, 공습, 드론 사용 등 1천820건의 휴전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모스크바 열병식 기간 휴전을 촉구한 것을 고려해 우리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며 "우리는 러시아가 휴전 체제를 위반했음을 확인하며, 군과 정보기관의 저녁 보고를 바탕으로 향후 조치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작년에도 러시아는 전승절 연휴 기간인 5월 8∼10일 휴전 계획을 일방적으로 선언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단기적으로 부분적 휴전이 가끔 이뤄지기도 하며 지난달 정교회 부활절 기간 양측이 장거리 공격을 중단하기도 했으나, 만 4년이 넘은 전쟁의 근본적 해결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5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부 장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라브로프 장관의 요청으로 이루어진 이번 통화에서 두 사람은 "미-러 관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이란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무부 대변인은 전했으나 세부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러시아 측은 통화 사실을 확인하며 "양자 접촉 일정"에 대해 논의했다고 언급했으나 상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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